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소기업계를 만나 가업 승계와 관련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증여세 분납기한 확대, 증여세율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지난 5월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 속도감 있는 규제 해결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정부에서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보, 변태섭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배조웅·심승일 부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임병훈 이노비즈협회장 등 중소기업 단체와 업종별 대표 20여명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업 승계와 관련해 획기적 변화가 이뤄졌다면서도 증여세 연부연납(분할 납부) 기간을 상속세 공제와 동일하게 20년으로 늘려주고 증여세 과세특례 세율도 누진세 구조에서 10% 단일세율로 해줄 것을 건의했다.
앞서 지난해 말 세법 개정을 통해 기업주가 가업을 물려줄 때 세금 혜택을 주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은 기존 매출 4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됐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어나고 사후관리 요건 완화, 가업 상속 승계 시 상속세 납부 유예 제도 신설 등도 이뤄졌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가업승계 관련해 큰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식들이 기업을 이어서 활동하면 상속세 납부를 유예함으로써 계속 기업으로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전문가 말을 들어가며 정부에서 (관련 제도 개선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소기업계는 간담회에서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신용등급 유지제도 신설, 은행 벤처펀드 출자한도 확대(자기자본 0.5%→ 1% 이내) 조속한 실시, 뿌리산업 지원 예산 증액, 매출채권팩토링 지원 확대 등 22건의 중소기업 현안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전반적으로 수출도 어렵고 경기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말씀드린 대로 이제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성장 지원 방안으로 하반기 정책자금 공급 확대,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 하반기 경기 회복을 선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추경호 부총리는 취임 후 네 차례 중소기업계와 소통을 통해 중소기업의 고질적 애로였던 기업승계 제도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계획적 사전 승계를 위해 연부연납 기간 확대와 업종 변경 제한 폐지 등 추가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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