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의 해외 자회사 인수 규제가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산업 글로벌 개선 방향’을 19일 발표했다. 다음 달까지 네 가지 중점 검토 사안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회사 해외 자회사 인수·설립과 관련한 규제를 폭넓게 완화한다. 금융사들이 영업 범위를 확장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두 번째로 해외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또 국내 적용을 전제로 도입해 해외 적용이 어려운 규제를 개선한다. 마지막으로 중복되거나 과도한 수준의 보고·공시 규정을 통폐합하고 사후보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후속조치로 ‘금융회사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방안’을 7월 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신용공여 한도 확대나 해외진출 목적 차입 허용 등 자금조달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해외 영업과 관련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해외 공관이나 국제기구 등과 연계한 협력 네트워크 마련하는 등 지원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기관제재시 ‘기관제재 갈음 MOU’ 활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해외 진출과정에서 위법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고의성이 없을 경우 자율 개선 중심으로 지도 하겠다는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5월 중앙아시아 출장에서 현지에서 국내 금융사 글로벌 경쟁력과 가능성에 확신을 가졌다”면서 “금융회사와 핀테크사 협업, 금융 인프라 기관과 공동진출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 산업은 최근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3개국에 200여개 국내 은행 해외점포가 진출해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전체 당기순이익 2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증권업계 역시 14개 증권사가 13개국에 66개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운영 중이고, 29개 운용사가 13개국에 70개 현지법인 혹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는 7개국에 12개 현지법인을, 손해보험사는 16개국에 56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판매채널과 상품을 다양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24개 여전사(여신전문금융사)가 19개국에 6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소액대출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금융회사와 핀테크사는 해외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단기간에 이룬 경제성장과 이를 뒷받침한 금융산업 경험은 아세안, 중앙아, 중동 등 신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