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은 좁다”...미국 현지 사업 강화 나서는 식품가

대상 미국법인, 럭키푸즈 인수
김치 브랜드 ‘서울’ 생산 2배↑
CJ제일제당, 슈완스 공장 증설
현지 냉동피자 점유율 1위 노려

대상 미국법인 LA 공장 전경
대상 미국법인 LA 공장 전경

국내 식품사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며 현지인을 상대로 한 메인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보다 전체 산업 규모가 큰 점도 진출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특히 현지 공장을 통해 물류비와 유통 기간을 절감할 수 있어 생산기지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 미국법인(DSF DE)은 미국 내 아시안 푸드 전문기업 럭키푸즈 인수를 마무리했다. 앞서 대상은 미국 법인에 3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럭키푸즈 지분 100%와 현지 공장을 인수했다.

럭키푸즈는 2000년 설립된 식품사로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했다. 럭키푸즈의 주요 제품은 ‘서울’ 김치로 전체 사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스, 냉동 가공식품, 국탕류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대상은 럭키푸즈 인수를 통해 지난해 완공한 LA공장에 이어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하게 됐다. 현재 미국 김치시장은 현지인을 중심으로 한 판매 채널로 확장되는 추세다. 럭키푸즈 인수를 계기로 기존 유통 인프라와 물류, 제조 역량을 확보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럭키푸즈에 대한 공장 증설 및 설비 투자도 단행한다. 코로나 이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 ‘서울’ 김치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사업총괄 중역은 “이번 인수로 미국 김치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며 “럭키푸즈의 제품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냉동식품 계열사 슈완스 공장을 증설하며 세계 최대 냉동피자 생산시설을 갖췄다.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공장은 기존 약 5만㎡에서 총 9만㎡ 규모로 커졌다. 이와 함께 살리나 공장 내 물류센터도 확장하고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국내외 식품 사업에만 약 3600억원을 투자한다. 미국 사업의 경우 올해 1월 슈완스 법인과 미국법인이 통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존 미국 법인이 보유한 영업, 구매, 물류 등 비용 효율화를 이루고 슈완스의 강점인 냉동 판매망 영업력을 활용해 품목 다양화를 꾀한다.

CJ제일제당의 지난 1분기 미주지역 식품사업 매출은 1조772억원으로 작년 동기 9153억원보다 18% 신장했다. 주력 품목인 피자(28%)와 냉동피자(46%), 치킨(23%) 등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대표 냉동피자 브랜드인 레드바론의 경우 시장 점유율 19.4%를 차지하며 1위사인 디조르노(20.4%)와 격차를 줄이고 있어 연내 1위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풀무원도 올 하반기 캘리포니아 길로이 공장과 내년 메사추세츠 아이어 공장 증설을 계획 중이다. 투자 금액은 500억원 정도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에 4개 공장을 두고 있으며 생산량 증대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주력 품목인 아시안 누들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7220만달러로 전년보다 65% 신장했다. 이는 풀무원의 작년 전체 해외 매출에서 약 16%를 차지하는 규모다. 두부의 경우 미국 현지 시장점유율 70%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