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약하는 산업단지] 〈중〉 온실가스 온상에서 ‘친환경·저탄소 에너지 메카’로

# 국가산업단지가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에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효율’을 선두에서 이끄는 친환경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20여년간 전국 국가산단에서 에너지 절감과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을 속속 선보이며 새로운 국가산단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과거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공간으로 꼽혔던 국가산단이 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들에 최적화한 탄소 저감 대책과 에너지 효율화 사례를 제시하고, 그 성과를 증명하는 장(場)으로 우뚝 섰다.

지난 2021년 진행된 인천남동공단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 발대식
지난 2021년 진행된 인천남동공단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 발대식

◇‘녹색 산단’을 꿈꾸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는 지난 2020년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사업’에 돌입했다. 제조업 근간인 산단을 혁신하기 위해 클라우드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플랫폼 기반 에너지 효율관리 인프라를 보급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까지 3년간 진행된 사업은 LG유플러스와 스마트공장 에너지플랫폼 전문업체 유호스트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산단 내 총 70개 기업(1년 차 30개, 2년 차 20개, 3년 차 20개)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량을 관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대상 기업에 설치한 전류 센서 등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량을 비롯한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는 이른바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FEMS) 솔루션이다. 해당 사업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지원금 100%로 진행됐다.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관제 시스템 화면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관제 시스템 화면

FEMS는 제조기업 내 생산 설비에 상시 에너지진단 체계를 구축하는 형태다. 어느 공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조치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품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에도 직결된다.

사업 참여 기업인 유호스트는 각 기업에서 확보한 에너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총 33개 주요 품목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활동을 진행한다. 노후화에 따라 전력 소모량이 많은 컴프레서(압축기)등을 교체하거나 보조 설비로 전력 사용량을 절감한다. 또 내년부터는 인천 주안국가산단에서 스마트에너지플랫폼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그동안 수기로 직접 기재한 에너지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한다”면서 “기업이 한층 간편하게 자체 에너지 관리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산단, ‘RE100’ 선도

창원국가산단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시험대로 떠올랐다. 전통 제조업 중심 국가산단에 신사업 생태계 구축과 그린스마트화를 위한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시작해 이달까지 진행되는 해당 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주관하고 한국전기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했다. 저탄소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발전소와 보존전압강하(CVR) 시스템을 구축해 수요 기업에 생산한 친환경 전력을 공급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에서는 호평이 나온다. 단기간에 ‘RE100’ 실현이 어려운 중소기업 사정을 고려하면 친환경 에너지 도입 계기를 얻은 것은 물론 정부 지원 덕에 일부 자금 부담도 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경한코리아의 이준형 대표는 “산단공이 SK에코플랜트, 한전 등과 협의해 기업을 적극 지원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탈탄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발전소는 창원시에 있는 동전일반산단에 마련됐고, 그 외 창원제4아파트형공장과 현대정밀 공장지붕에 지붕형태양광이 각각 설치됐다. 이번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1.8㎿), 태양광(2㎿)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했다.

아울러 발전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통합에너지관리시스템(RE100 플랫폼)도 구축했다. 또 RE100 실증을 위한 8개 수요기업도 선정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각 기업 공장이 전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상세하게 파악해 (전력 절감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전자신문·한국산업단지공단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