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폴리실리콘 8달러까지 폭락..韓 태양광 업계, 美서 직격탄 피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반기 내 지속 하락한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8달러대에 진입,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한국 태양광 업계는 ‘프리미엄’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대응했다.

19일 태양광 제품 가격 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6월 셋째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주간 가격은 전주 대비 23% 하락한 ㎏당 8.4달러를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8달러대 진입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3년만이다. 낙폭 또한 올들어 가장 컸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해 왔다. 지난 2월 둘째 주 ㎏당 28.76로 최고치를 찍은 뒤 19주 연속 내리막이다. 일년래 최고치인 지난해 7월 넷째주 가격 ㎏당 38.82달러와 비교하면 1/5 토막까지 쪼그라 들었다.

중국발 공급과잉 탓이다.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 제조기업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잉여물량이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세계 태양광 모듈 수요를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올해 폴리실리콘 총 생산 예상치는 124만톤으로 이를 모듈로 환산하면 372GW에 이른다. 이는 같은기간 세계 모듈 수요 추정치인 320~350기가와트를 넘어선다.

다만, 업계는 하락세가 지속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폴리실리콘 제조사가 이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가동률 하락, 증설 지연 등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봤다.

국내 태양광 업계의 피해 또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실리콘 제조기업 OCI는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 가격 하락 여파를 최소화했다.

미국은 중국 신장 지역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시행했다. 신장은 중국의 주요 폴리실리콘 산지다. PV테크 등 태양광 산업 분석 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모듈 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신장산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태양광 제품은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비중국’ 기업의 폴리실리콘으로 생산한 태양광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OCI 등 톱티어 제조사는 ㎏당 20달러가 넘는 판가를 보장받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OCI의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폭은 10%에 그쳤다”면서 “중국산이 30% 가까이 하락한 것을 보면 확연한 차별화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태양전지·모듈을 제조하는 한화솔루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은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의 가격이 동반하락하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봤다.

잉곳·웨이퍼 가격 하락으로 구매 비용이 줄어든 반면, 모듈 가격의 하락폭은 크지 않아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고효율·고부가가치 태양전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태양광 제품 가격은 결국 중국 제조사의 상황과 맞물릴 수 밖에 없다”면서 “향후 유럽도 중국산 태양광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 기업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기업만의 차별화 전략 수립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