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속 뛰어들었다. 내부에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외부 AI 회사와 협업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올해 AI신약팀을 신설하고, 새로운 방식의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 기존에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방식(wet lab)의 한계를 AI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에 오피스에서 수행하는 연구(dry lab)는 CADD(분자 모델링)에 국한됐다. 이를 AI 기술을 적용해 더 큰 범위의 빅데이터 기반 AI연구(CADD 포함)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AI신약팀은 20년 이상 AI 연구를 수행한 신승우 팀장과 국내 CADD 분야 최고 전문가인 오경석 박사가 주축이 돼 조직을 이끌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AI 조직은 짧은 기간동안, 연구원들이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AI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AI시스템을 사내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신약개발 모달리티 적용으로 차세대 신약개발에 AI연구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사내에 전문 팀을 운영하면서도 온코크로스, A2A파마 등 국내외 다수 AI 신약개발 기업과 협업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운영해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다. 클로버는 암 세포주와 조직, 유전자 정보, 화합물, 약효 예측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JW중외제약은 클로버를 이용해 10여종의 후보물질 발굴한 바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약후보 물질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직접 손으로 해야했다면, 클로버로 빅데이터화 돼 있어 유용한 물질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올초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이하 머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AI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사용하기로 했다. 신시아는 신약개발 단계 원료의약품 합성 루트를 신속하게 분석·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진제약도 올해 AI 신약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인 디지털이노베이션팀을 개설하고 신약 개발 역량 구축을 강화하는 중이다. 사이클리카, 인세리브로, 온코빅스 등 국내외 주요 AI 기업과 공동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이 걸리는데 AI를 활용하면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단축해 준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AI 신약개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이하 K멜로디)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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