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개의 요구는 무시한 채, 권한쟁의심판 변호인을 바꿔치기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장 위원장은 지난달 과방위원장으로 선출된 이래 단 한 번도 상임위 개최를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며 “그러더니 (장 위원장은) 과방위 차원에서 의결한 방송법 개정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권한쟁의심판 변호인을 몰래 바꿔치기했다. 상임위원장으로서 첫 일성이 현안질의 거부에 독단과 꼼수라니, 원조 ‘윤핵관’의 위세가 가히 안하무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과방위를 통과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소송의 피청구인은 당시 과방위원장이었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었으나 지난달 상임위원장이 교체되면서 장 위원장이 피청구인을 맡게 됐다. 청구인과 피청구인 모두 국민의힘이 된 것이다.
장 위원장은 기존 정 의원이 선임했던 법률 대리인을 해임했고, 국힘의힘 변론기일 연기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의원들은 “장 위원장이 엄중한 시국에 상임위원장의 본분은 내팽개치고 충성 경쟁에 올인하겠다면, 차라리 직을 내려놓으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피청구인 변호사 해임은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주를 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신임 위원장으로서의 확고하고 분명한 의지”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지난 3월 전임 과방위원장 주도로 ‘방송3법’을 상임위에서 일방 통과시켰고, 본회의에 직회부시키는 입법폭주를 자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직 과방위원장으로서 저의 확고한 입장을 대변할 법률대리인을 새로 선임할 것”며 “민주당이 과학기술소위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비롯한 시급 법안 처리를 약속한다면, 언제든지 몇 번이고 전체회의를 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