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가 의약품 안전관리 혁신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코로나19로 감기약 품절사태를 빚고 생산과 유통 데이터가 불일치한 문제가 발생하자 유사 문제 반복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함께 ‘식의약 규제혁신 2.0 과제’를 21일 발표했다. 작년 8월 마련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규제혁신 1.0)와 별개로 수요자가 현장에서 직접 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이번 규제혁신 2.0 과제는 △디지털 안전관리 혁신(13건) △소비자·소상공인 편익 증진(19건) △미래산업 지원(16건) △글로벌 규제조화·지원(17건) △불합리한 규제 정비(15건) 등 5개 분야에서 80개 개선과제를 도출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현재 71% 추진율을 보이는 1.0 과제를 마무리하고 2.0 과제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 “특히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디지털 안전관리 혁신 분야와 글로벌 진출 지원 과제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안전관리 혁신 부문에서는 감기약 등 국민 수요가 높은 의약품에 대해 AI를 활용한 예측모델을 개발·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올 연말부터 내년 8월까지 수급 위험도 예측모델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시범 적용한다.
한약재 수입통관 시 검사위원 개인에 기반한 관능검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설명가능한 인공지능(XAI)을 보조기술로 활용하는 한약 관능검사 보조기술 시범모델도 구축한다. 진품과 위품에 대한 이미지 데이터를 구축하고 AI가 감별에 도움을 주는 형태다.
식의약 관련 기업의 사업자등록번호는 단계적으로 개방해 기업간 데이터 결합·활용을 지원한다. 2025년까지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수입식품 등 전 분야 기업 사업자등록번호를 개방키로 했다.
장애인, 노인 등 정보취약계층 지원에도 디지털을 활용한다.
여성용품 등 의약외품 바코드를 스캔해 쉽게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의약외품 간편검색 서비스’를 올 연말까지 선보인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의약품에 점자, 음성·수어 영상변환용 코드 표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외국인이 알레르기, 식중독, 회수판매중지 등 필수 식품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 다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