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촉발한 온라인·비대면 결제 방식이 오프라인 결제 생태계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인구 감소, 1인 자영업자 증가, 간편결제 확산 등 산업 지형 변화에 따라 비대면·무인 결제방식이 새로운 결제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알바생이 사라진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인력 미스매치 현상으로 무인 결제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기준 자영업자 평균 연령은 49세로, 1960년 후반~1970년 초반 태어난 이들은 연간 100만명씩 출생하던 시대에 태어났다. 하지만 이들의 가게에서 시간제근로자로 일할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들은 연간 50만명씩 태어나던 시대에 출생했다. 현재 연간 출생자 수는 25만명 수준으로 인력 미스매치 현상으로 인한 1인 자영업자와 무인매장 창업 증가가 예상된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전체 2020년 전체 자영업자 약 553만명 중 1인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약 415만명)에 달했다. 향후 10년간 40~50대 자영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20대 시간제 근로자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추산돼 이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인 운영 매장 증가는 무인결제 시스템 확산에 불씨를 지폈다.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등 기기 설치가 1인 경영을 돕고 인건비 감축 등 고정비 지출 감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무인매장 확산과 1인 자영업자 증가로 인한 오프라인 무인결제 시스템 확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스템 묶어라’ 무인 결제 통합 시스템 시장 급부상
무인결제 시스템은 식음료 등 외식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주문과 결제를 진행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에서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간편결제 시스템 확산으로 무인 결제 시스템 영역은 더욱 커졌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한 업계 첫 무인 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열었다. 고객이 QR코드 인식을 거쳐 매장에 입장한 뒤 상품을 들고 나가면 사전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3분안에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무인결제 서비스가 확산되며 ‘통합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은 주문, 테이블오더, QR스마트오더, 결제, 포스(POS)단말기, 배달, 키오스크 등 각기 다른 주문관리 시스템으로 분산돼 있다. 단순 주문 보조를 넘어 매출 관리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분산된 결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비버웍스는 키오스크를 통해 수집된 상품 매출 동향을 토대로 통합 무인결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 상품관리, 매출 향상 방안, 재고 관리 등이 수월하도록 자체 분석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한다.
토스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도 최근 매장 관리 소프트웨어 결제단말기와 ‘토스 포스’를 선보였다. 결제 단말기를 중심으로 매장관리, 재고관리, 고객관리 등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제공, 오프라인 매장 운영 효율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무인화·디지털 기술혁신에 고객경험 더해야
오프라인 영역 무인·디지털 결제시장이 확산에도 대면 고객 경험도 여전히 강조된다. 디지털 기술 혁신으로 매장 운영 효율화뿐 아니라 고객 경험 창출까지 이끌어낼 필요성이 대두된다.
아마존은 ‘직업 없는 소매업’ 청사진을 내놓고 무인매장 ‘아마존고’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아마존고와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프레시 일부 매장 폐점 계획을 밝히고, 신규 개점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무인 기술을 접목한 기술 혁신에 치우쳐 오프라인 공간 경험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무인 결제 편의성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운영 효율화 이상의 고객 경험이 있어야 고객 유입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디지털 혁신에 걸맞게 결제 환경에서도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개선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마주하는 디지털 결제 경험은 결국 오프라인 현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다각화, 초연결 결제 인프라 구축 등 고객 경험 측면에서 기술 혁신을 함께 고민할 때 지속가능한 디지털 결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