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청년 마을로 프로젝트 수혜기업] 〈18〉 겨울 바다의 귀족 ‘매생이’ 강진 삼덕영어조합법인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미취업 청년 근로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전남도는 2017년부터 취약한 산업구조와 마을사업장 등 사회적 경제 기업의 기반 구축을 도모하고 청년의 지속적 경제활동으로 지역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해왔다. 2018년에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지원의 국가사업으로 확대됐다.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원장 윤호열)은 녹색에너지연구원과 함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2026년 2월까지 고흥·구례·강진·곡성·보성·장흥·해남·화순 등 8개 군 참여기업과 청년의 일자리를 매칭 지원하고 있다.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 참여기업의 현황과 주요 제품 개발, 마케팅 성과 등을 소개한다.
매생이
매생이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소재 삼덕영어조합법인을 이끌고 있는 권오철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식품공학과에 편입해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수료하며 식품연구에 매진했다. 지역 특산물 매생이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매생이는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였다. 진공포장해 냉동제품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도 했지만 물류비도 많이 들었다. 일반 가정집에서는 냉동 보관하기도 쉽지 않다. 갓 수확한 매생이는 품질이 아주 우수하지만 아이스박스에 담겨 유통되는 과정에서 온도가 변하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권 대표는 삼촌인 권영목 강진만영어조합법인 회장과 함께 2003년 우리나라 최초로 냉동매생이를 출시했다. 유통기한 설정, 품목제조 보고 등 상품화로 가는 단계 하나하나를 만들었다. 2009년에는 건조매생이를 규격화하고 ‘갯푸른 건조매생이’라는 즉석식품으로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매생이떡국.
매생이떡국.

갯푸른 건조매생이는 자연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이물질을 98%까지 잡아내는 기술로 가공해 깨끗한데다 바다에서 수확한 매생이를 곧바로 저장해서 가공하기 때문에 생물과 비교해도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번거롭게 씻어낼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생물 매생이보다 훨씬 편리하다.

건조매생이는 지역 어민들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젊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매생이 양식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활기가 생겼다.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매생이를 키우면 넉넉한 수입을 올릴 수 있어 반응이 좋다.

권 대표는 대기업에 건조매생이를 공급하고 있으며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매생이떡국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강진군의 가정간편식 생산 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해 ‘해담은 전복톳밥’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컵밥, 쌀국수, 매생이빵, 매생이분말을 이용한 라떼, 아이들 이유식 등 여러 음식에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재료로 활용해 매생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덕영어조합법인 사무실.
삼덕영어조합법인 사무실.

권 대표는 “조선시대부터 인정받은 향긋한 보물 매생이는 청정한 남도 겨울바다에서만 거둬들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라며 “매생이가 국민 영양식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