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서 4명의 공동사업자가 창립한 농업회사법인 구례삼촌(대표 이명엽)은 지역 특화작목인 쑥부쟁이를 재배, 가공, 판매하고 있다.
쑥부쟁이는 이른 봄 들에서 가장 먼저 자라는 국화과 야생초이다. 부드럽고 상큼한 질감에 쌉싸름한 겨자향과 와인에서 나는 나무향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우리 고유의 나물이다. 비만 억제, 체중감소, 칼륨성분 다량 함유로 체내에 과잉 섭취된 나트륨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C와 칼슘, 철분이 풍부하다.
하지만 쑥부쟁이는 가격 변동폭이 크고 재배 및 유통에 많은 인건비가 든데다 수요처 발굴의 어려움으로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엽 대표는 우연히 구례농업기술센터 관계자로부터 농촌 6차산업(농촌융복합산업) 즉, 농민이 농산물을 생산(1차)하고 가공(2차)해 직접 판매(3차)하면 농민과 농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게 됐다.
1970년대 해외 유학 시절과 1980년대 남편과 함께 영국에서 1년여간 머무르면서 전문 제과. 제빵 학교를 졸업한 그는 봉사활동을 하는 차원에서 쑥부쟁이를 머핀과 쿠키로 가공했는데, 이 것이 사업의 계기가 됐다. 6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다양한 비빔밥용 건나물도 생산하는 등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불행하게도 회사는 순탄치 않았다.
이 대표와 함께 시작한 공동사업자 3명은 많은 부채를 남기고 모두 떠났고, 은행 대출 보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홀로 인수한 그는 악착같이 제품 개발과 영업에 매진한 끝에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2021년 첫 해외에 수출하기도 했다. 2021년도 ‘전남도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된 이 대표는 쑥부쟁이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쿠킹체험과 해외수출 등을 추진해 지역을 대표하는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명엽 대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비교적 신제품인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 비빔밥용 건나물 제품 맛과 품질 인지도가 점점 향상되고 해외 수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도 나이 70대 중반인 제가 열정과 헌신을 갖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갖고 운영했으며 여기에 지역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안내와 국가기관의 다양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구례삼촌은 소멸해 가는 농촌을 위해 소득과 일자리 창출를 위해서는 농촌융복합산업이 발전하는것이 매우 중요한 해결 방법임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청소년이 농촌과 농업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선례를 만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사실 요즘 귀농이나 귀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집이나 땅이 없는 사람들이 농촌에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지역의 청소년들이 농촌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고, 구례삼촌이 열심히 노력하는 중요한 명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농촌지역 농민과 사업자들과 공유해 좀 더 건실한 농촌기업으로 성장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저처럼 정년 퇴직한 60대~70대 시니어들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제2의 새로운 활동을 농촌에서도 가능하다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구례=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