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운동화가 10분 만에 200만원으로…솔드아웃, 자전거래 ‘여전’

솔드아웃, ‘아디다스 이지 슬라이드 아주르’ 거래·입찰현황 캡쳐본
솔드아웃, ‘아디다스 이지 슬라이드 아주르’ 거래·입찰현황 캡쳐본

리셀 플랫폼 내 자전거래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래는 주식·리셀 시장에서 거래량·가격을 띄우기 위해 스스로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를 뜻한다. 리셀 플랫폼이 자전거래 문제를 방치해 소비자 피해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20일 무신사 솔드아웃에서 자전거래가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발생했다. 20일 솔드아웃에서 판매된 ‘아디다스 이지 슬라이드 아주르’ 운동화 235 사이즈 제품은 197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평균 가격이 10만원대에 형성된 다른 사이즈 제품의 평균 가격보다 2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난 19일에는 8만원대에 판매되는 ‘스투시 하우스플라이 티셔츠 블랙’이 15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같이 비정상적 가격 상승이 확인된 것만 4건 이상이다. 모두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150만원에서 200만원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같은 비정상 거래는 솔드아웃에서 네이버페이, 롯데카드 등 결제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한 날 발생했다. 네이버페이 프로모션의 경우 결제 시 거래액 4%, 최대 10만 포인트를 제공한다. 200만원으로 거래가 진행될 경우 최대치인 10만 포인트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프로모션 혜택을 최대치로 받을 수 있는 가격대에서 거래가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자전거래는 일종의 시세조종 행위다. 전문 리셀러는 자전거래를 통해 수십만원의 프로모션 포인트를 불로소득으로 얻을 수 있다. 일반 소비자가 잘못된 시세로 책정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개인간거래(C2C) 방식인 리셀 플랫폼 특성 상 환불과 취소 등이 어려워 소비자 피해 구제가 어렵다.

리셀 플랫폼이 거래액을 부풀리기 위해 자전거래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리셀·패션 플랫폼은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활성 소비자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액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거래액 증가에 도움이 되는 자전거래 단속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솔드아웃의 경우에도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에 횟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 경우 소수의 계정으로 자전거래를 개시하면 몇 차례 거래만으로 수십만원 이상의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다. 문제의 프로모션은 기간을 하루로 한정해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솔드아웃 내 이상 거래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계정 일시중지, 경고 등 제재 조치를 즉각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