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방문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차세대 제작자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약속한 향후 4년간 K콘텐츠 산업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 약속도 재확인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한 콘텐츠 제작자와의 지식재산(IP) 분배와 공정한 망 이용대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우리나라 콘텐츠 잠재력에 대해 극찬했다. 열악한 국내 콘텐츠 투자 여건을 감안하면 넷플릭스의 지속적 투자는 환영할 일이다. 글로벌 빅테크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면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서랜도스 CEO는 지식재산(IP) 독점과 제작사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넷플릭스가 제작사에 제작비를 지급하고 콘텐츠 IP를 가져가는 기존 방식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한 망 이용대가에 대해서도 기존 이야기를 반복했다. 넷플릭스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를 위해 오픈 커넥트 시스템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 공정한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종전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방문에 앞서 혹시나 이전과 다른,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까 하는 기대와는 다른 태도다. 넷플릭스가 K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불공정 행태를 마냥 방치해야 할 지 의문이다. 당장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등은 넷플릭스와 비교해 역차별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넷플릭스의 행태가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우리나라를 대하는 준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