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자·IT 업계는 코로나 19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이렇다 할 호재를 맞이하지 못했다. 오히려 코로나 시기 터졌던 보상소비심리가 꺼지면서 수요 감소에 따른 경기 불황을 견뎌야 했다. 다양한 업종의 수많은 기업이 실적 악화를 경험했고 이를 극복하고자 기술과 제품 혁신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2023년 상반기의 끝자락 다행히 시장에서는 조금씩 수요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여행, 요식업 분야에서 먼저 시작된 소비는 점차 전자기기 구매와 IT 서비스 이용으로 옮겨오고 있으며, 기업 간의 발주 계약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되살아나는 소비에 불을 지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살만한, 사고 싶은 제품'이 시장에 많이 나와야 한다. 상반기 불경기 한파를 견디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준비해 온 제품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자신문이 선정한 2023년 상반기 인기상품은 수요 회복 마중물이 될 주인공들의 대전이다.
간절했던 만큼 더 매력적인 상품들이 상반기 인기상품으로 선정됐다. 품질과 안정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신뢰감을 주며, 디자인은 더욱 세련되어졌다. 신제품 개발 단계에서 고객 의견을 반영해 편의성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탄소중립·친환경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치도 제품에 녹여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은 앞서 언급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역대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으로, 초프리미엄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부품을 사용하고 패키지 박스도 100% 재활용 종이를 사용해 환경을 생각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LG전자의 포터블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고(Go)'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해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과 스탠드, 스피커 등을 모두 탑재한 일체형 제품으로 레디백 스타일의 여행 가방을 닮은 디자인을 채용했다. 케이스 상단에는 손잡이, 리모컨, 전원 케이블 내부 수납 등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기업 IT 관리 부문에선 최근 이슈를 대응하는 서비스가 관심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휴맥스아이티의 컴플라이언스 최적화 솔루션 '컴플라이로'는 기업 의무 이행과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ESG 규제 대응, 중대재해 예방관리 등을 제공한다.
웹케시글로벌은 AI경리나라 베트남 버전 와북스(WABOOKS)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AI경리나라는 한국 중소기업 6만여 곳의 사랑을 받은 경리회계 프로그램이다. 2024년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가격만 따지던 과거와 달리 점차 고기능 고효율의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전기요금 인상 이슈와 함께 고효율 냉방기기 소비가 늘기도 했다. 장마를 앞두고 물량 부족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제습기 역시 고효율 제품이 인기다. IT 서비스도 점차 초기 도입 비용보다는이를 통한 비용 절감과 부가가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복잡해질수록 품질과 기능은 고도화되고 그럴수록 'K-인기상품'의 수준은 이미 해외기업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이번 인기상품에 선정된 주인공들이 하반기 수요 회복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해 본다.
◇이렇게 선정했습니다
전자신문 2023년 상반기 인기상품은 품질과 성능, 고객 평가, 기능 개선, 타 제품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기업 측면에서도 해당 상품의 실적 기여도, 기존 제품 대비 기능 개선을, 시장 측면에서는 고객 의견 수렴, A/S 측면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시장점유율과 판매량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은 제품들을 먼저 선별했다. 여기에 산학계 전문가와 전문기자 평가 의견,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제품별 판매 실적과 가전유통점, 할인점, 오픈마켓 등 온·오프라인 판매 데이터로 가산점을 부여했다.
오·오프라인 후보작 접수도 받았다. 접수 후보 상품에 대해서는 시장조사점유율 분석을 우선으로 하고 본지 기자와 업계 전문가 의견 크로스 체크도 병행했다. 최근 기술 트렌드 반영, 이종 기술과의 융합, 새로운 기능 및 서비스 여부, 기존 제품 대비 개선점 등을 평가했다.
인기상품선정은 △고객 만족 △마케팅 우수 △품질우수 △브랜드 우수 상품으로 나눠 진행했다. B2C 제품은 신기술 적용과 마케팅, 디자인, 소비자 반응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했다. B2B 상품은 기술 진보에 더해 실제 고객 적용사례와 성과에 비중을 뒀다. 중소·벤처기업 상품은 아이디어 독창성과 미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기상품 평가단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기술력과 품질에 더해 고객과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더해주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사랑을 받기 마련”이라며 “이번 인기상품에는 최근 관심을 받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과 친환경 등 ESG 노력을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라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