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 연합뉴스=로이터](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3/06/24/cms_temp_article_24144710061239.jpg)
러시아 정부가 용병기업 바그너에 대해 “무장반란”이라며 체포령을 내린 가운데,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수장은 부하들과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진입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한때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어진 갈등 끝에 사실상 쿠데타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로이터 •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를 통해 자신과 부하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들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에 진입했으며 현재까지는 어떠한 저항에도 직면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의 길을 막는 누구든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 군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처벌하길 원할 뿐이라며 러시아 정규군에 자신들을 막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건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들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자신의 부하가 다수 사상했다며 쇼이구 장관을 응징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왜 이 나라에서 무법 상태가 발생했는지 파악할 것"이라며 "저항을 시도하는 누구든 죽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이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으며, 현지 방송은 바그너그룹 측이 제시한 '폭격 영상'이 조작됐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프리고진에게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FSB는 바그너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을 당국에 넘길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격분한 프리고진이 용병들을 동원해 무장반란을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의 내란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스 통신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국방부 등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수도 모스크바 일대의 모든 주요 시설과 정부 및 운송 기반시설의 보안 조처가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군용차량들이 모스크바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령을 내린 크렘린궁은 러 검찰이 푸틴 대통령에게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시도를 보고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24시간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이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군사 반란 조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경쟁 파벌들이 권력과 돈을 놓고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의 상황을 주시하고 이와 관련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애덤 호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