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펌 로백스 “기업자문 열에 아홉은 규제”

IT전문 로펌 로백스 - 법무법인 로백스의 이선혁 변호사, 이동열 대표변호사, 유상재 대표변호사, 김기동 대표변호사, 김후곤 대표변호사(왼쪽부터)
IT전문 로펌 로백스 - 법무법인 로백스의 이선혁 변호사, 이동열 대표변호사, 유상재 대표변호사, 김기동 대표변호사, 김후곤 대표변호사(왼쪽부터)

“기업을 자문하면 열에 아홉은 규제 이야기입니다.”

IT전문 로펌 ‘로백스’ 김기동 대표변호사는 “정부가 규제를 해소하겠다고 방향을 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기업, 현장에선 체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충이 규제로 인한 처벌이라는 뜻이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는 “혁신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자문해보면, 어떤 사업을 하려는데 처벌을 받겠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 확인해보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애매한게 많다보니 대부분 법의 경계선에 걸친 사업 아이템은 모두 리스크로 인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타다’ 사태 이후 정부의 바람과 달리 혁신 사업 아이템은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는 “인공지능(AI)이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이제 현실 문제로 떠올랐다”면서 “2025년 시범사업, 상용화가 시작되는데 법률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산업이 일어나면 기존 규제와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기 전이라도 정부에서 규제를 풀어줘야 하는데, 엄격하게 법을 해석해서 형사처벌을 하면 새로운 산업에 도전할 수 있겠나”라면서 “미래 먹거리가 되는 것이라면 현실에 맞게 미래지향적으로 법 집행을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로백스는 부산지검장을 거친 김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와 서울서부지검장을 역임한 이동열 대표변호사(사법원수원 22기), 서울고검장으로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후곤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5기) 등이 포진한 IT전문 로펌이다.

로(Law·법)-백스(Vax·예방주사)라는 이름처럼 기업이 법률 리스크를 사후가 아닌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작년 2월 14일 설립됐다. 한국거래소와 손해보험협회 공식자문로펌을 비롯해 언론사와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의 법률리스크 자문을 맡고 있다.

IT전문 로펌 로백스 - 김기동 로백스 대표변호사 등이 회의하고 있다.
IT전문 로펌 로백스 - 김기동 로백스 대표변호사 등이 회의하고 있다.

로백스 일원은 IT와 금융, 가상자산 등 혁신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동열 대표변호사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법률자문을 맡고 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책자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기업이 규제 이외 가장 크게 느끼는 리스크가 세금 문제인 것에 착안, 8월부터는 조세팀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전 국세청장을 상임고문으로, 조세전문변호사도 채용한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는데,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자체 법무실이 있거나 대형로펌 자문을 받는 대기업은 차치하더라도,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은 정부가 법률 비용을 세제 지원하는 등의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은 인건비 주기도 급하다며 법률 자문없이 성장하면, 회사 지분, 기술도 뺏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