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다. 단입자 양극재는 현재 시장 주류인 다입자(다결정) 양극재와 비교해 내구성과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다.
LG화학은 이달부터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첫 생산 물량은 7월부터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LG화학은 2027년까지 단입자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미 공장으로 확장하고, 총 생산규모를 연산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양극재는 여러 금속 입자들을 작게 뭉쳐 만든 다입자 구조다. 충전과 방전이 반복될수록 소재 사이에 틈이 벌어지는데, 틈에서 가스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수명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단입자 양극재는 다입자 양극재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내구성과 안전성이 높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금속 소재를 하나의 입자로 뭉쳐 만든다.
단입자 양극재를 사용하면 가스 발생이 줄어 안정성이 높아지고 배터리 수명이 기존보다 30% 이상 늘어난다. 배터리 수명 저하 문제가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단입자 양극재가 기존 배터리 한계를 뛰어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배터리 용량도 1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존 양극재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한번 충전에 500㎞를 간다면, 같은 크기의 단입자 양극재 배터리로는 550㎞ 이상 주행하는 식이다.
국내에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고객사에서 배터리 가스 발생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해 왔다.
다만 양산 초기에는 순수 단결정이 아닌 다결정과 혼합하는 형태로 양극재 생산이 이뤄진다. LG화학은 초기 양산에서는 단입자 양극재와 기존 양극재를 2:8비율로 혼합해 생산한 뒤 순차적으로 단입자만 100% 들어간 양극재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용 제품도 파우치형을 비롯해 4680원통형 배터리(지름 46㎜, 길이 80㎜) 등에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 외에도 국내에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이 단입자 양극재 개발 완료 단계로 고객사와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며 상용화 준비 과정에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는 미래 배터리 소재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이자,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열쇠”라며 “전지 소재 기술력과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며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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