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국내 투자사들이 전라남도 장성군에 490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지역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분산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의 여유로운 전력공급 여건과 함께 첨단지구로 지정된 장성군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수도권에 밀집된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의 결정적인 사례로 보고 향후 지방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전남 무안군 전라남도청에서 전라남도, 한국전력공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파인앤파트너스자산운용, KB증권, 장성군과 함께 전라남도 장성군 남면에 ‘첨단 데이터센터 with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파인앤파트너스자산운용과 KB증권은 투자 협약식에서 전남 장성군 남면 일원에 4900억원을 투자해 40㎿ 규모 데이터센터를 2026년까지 구축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렇게 조성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파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KB증권이 투자사로 참여하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형태다. 내달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토지를 매입한 후 내년 6월에 착공에 돌입하고 2026년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국내 굴지 투자사와 정보기술(IT) 기업이 전남 장성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수도권 데이터센터 이전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등으로 백업설비 구축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지방에서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또 정책 지원으로 인해 지자체 투자 매력도가 상승한 점도 요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남 장성군은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이고, 인근 광주광역시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도 연결될 수 있다”면서 “근처에 대학도 있어 인력을 수급하기가 쉽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데이터센터 지역분산을 위한 정책 지원을 이어간다. 산업부는 지난 3월 국무총리 주재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3일 제정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포함된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로 데이터센터 지방분산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산업부는 추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전력계통영향평가의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한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정부는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원활하게 분산되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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