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약하는 산업단지] 〈하·끝〉 ‘찾고 싶은’ 국가산단…‘산업 안전’ 대명사로

#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산업단지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0여년간 한국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활약한 국가산단을 다시 한번 국가경제 핵심거점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을 집대성했다.

산단 혁신 종합대책은 세계 산업계를 덮친 디지털전환(DX), 저탄소화은 물론 ‘근로·정주 여건 개선’과 ‘안전강화’를 핵심 키워드로 함께 꼽았다. ‘사람’을 산단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봤기 때문이다. 산단을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한편 산단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각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산단 브랜드화와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입주기업 근로자를 비롯한 누구나 찾고 머물고 싶은 산단, 안전과 안심이 공존하는 산단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단, 밤하늘에 빛을 밝히다

산단공 인천지역본부는 최근 기업과 근로자, 관계기관과 함께 인천 남동국가산단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산업부가 제시한 산단혁신 종합대책 후속조치다. 특히 산단 내 경관 조명을 설치하는 ‘아이-라이팅(I-Lighting)’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정사 <산단공 제공>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정사 <산단공 제공>

남동산단 ‘아이-라이팅’은 지난해부터 창원산단이 추진한 야간 경관조명 개선 사업 ‘라이팅’ 프로젝트를 벤치마크한 형태다. 알파벳 ‘아이’(I)는 인천과 혁신, 산업, 자신 등을 뜻한다. 남동산단 내 교량 등 주요 장소와 산단공, 인천상공회의소 등 관계 기관 건물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차량·도보 이동자에게 밝은 거리를 선사하는 게 핵심이다. 창원산단에서는 경한코리아 등 6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경관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박성길 산단공 인천지역본부장은 “밤이 되면 우범지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어두워지기 때문에 돌아다니기 어렵다”면서 “청년 선호형 문화산단으로 혁신하기 위해 ‘밤에도 빛나는 산업공간’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인천상의, 경영자협의회, 남동문화재단 등과 협업해 산단 입주 기업의 자발적 경관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입주 기업들의 공장 외벽을 산뜻한 디자인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가구, 화장품 관련 입주기업들과는 문화와 역사, 체험, 소비가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산단공 인천지역본부는 인천광역시와 각 구청, 경협, 인천상의 등과 ‘남동산단 브랜드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미래 포럼’을 구성해 세부 사업을 차례로 시행할 예정이다.

박성길 본부장은 “이르면 8월 말 아이-라이팅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누구나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밤에도 빛나는 산단’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단, 산업안전 강화 드라이브

남동산단에 있는 헤어 제품 제조 전문업체 피엘코스매틱은 지난해 산단공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동 진행한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 안전인프라 구축 및 실증지원’ 사업에 참여해 큰 효과를 봤다.

해당 사업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한 안전인프라 구축 컨설팅 지원과 실증을 하는 게 골자다. 산업부가 ‘산업단지 혁신 종합대책’에서 제시한 ‘안전강화’에 안성맞춤인 프로젝트다.

인천공단에 있는 헤어 제품 제조 전문업체 피엘코스매틱이 생산설비에 적용한 안전 디자인(장비 상단)).
인천공단에 있는 헤어 제품 제조 전문업체 피엘코스매틱이 생산설비에 적용한 안전 디자인(장비 상단)).

참여사로 선정된 피엘코스매틱은 컨설팅 결과 작업자가 위험설비의 안전시설물을 자의적으로 철거하는 등 관리자와 근로자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진단됐다. 이에 따라 현장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작업 지원도구와 안전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각적 환경이 요구됐다.

컨설팅 업체는 현장 작업자 불편을 확인하는 한편 편리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안전 디자인을 적용했다. 위험성이 높은 리프트와 실링기에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디자인 설치 기간 피엘코스매틱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심야와 주말에만 작업했다.

또 근로자 스스로 안전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핵심 작업 공간 곳곳에 시각 정보를 게시했다. 근로자들의 출근부터 작업 준비, 현장 작업, 퇴근 준비, 퇴근까지 움직이는 동선을 고려했다.

피엘코스매틱 관계자는 “새로운 안전 디자인을 적용한 덕에 내부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직원들이 업무상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공동기획 전자신문·한국산업단지공단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