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년 만에 사교육 대책을 발표하고 그동안 수능에 출제됐던 ‘킬러문항’을 공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과 함께 3년간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22개의 킬러문항을 공개했다.
사교육 대책의 골자는 공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공정한 수능을 점진적·단계적으로 실현하고, 학생들이 학원 도움 없이도 입시 준비가 가능하도록 입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당초 유아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하려 했으나 ‘공정한 수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고교 사교육 대책을 강화하고 킬러문항 공개라는 강수를 뒀다.
교육부에 따르면 공개된 문항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배우기 어려운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내용 파악을 어렵게 하고 대학 수준의 선행을 하는 경우 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다.
교육부는 출제 단계에서 문항을 집중 점검할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하고 현장 교사들을 중심으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원에 가지 않아도 입시 준비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EBS의 AI 기반 학습수준 분석시스템인 ‘단추’를 개선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진단평가 기능을 강화한다. 유료로 제공되던 EBS 중학프리미엄 강의를 무료로 전환하고 방과후 학교 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대책으로 사교육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으로 인한 사교육시장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이 수능에 출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원에 간다고 판단하며, 킬러문항을 제거하면 관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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