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시즌2] 루마니아 기자재 시장도 뚫었다…K원전 수출 본궤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개요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개요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이 루마니아에 역대 최대 규모로 원전 기자재 설비를 수출했다. 이집트 엘다바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2번째 원전설비 수출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이 긍정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정부와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이 본격적으로 건설되는 것 국내 원전 생태계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27일 원전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인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서 2021년 기준 기존 단일설비 수출계약 최대금액은 약 1190억원 수준이다. 이를 두 배나 넘는 금액의 원전 기자재를 이번에 수출했다.

이와 관련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코스민 기짜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아르메아누 주한루마니아 대사 임석 하에 수출 성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가 체르나보다 원전의 계속운전 등을 위해 중수로 가동시 발생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를 포집·저장하는 안전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1년 6월 시행된 첫 번째 입찰은 발주사측 사정으로 절차가 취소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한수원은 재차 입찰에 도전한 끝에 이번 최종 입찰을 성사시켰다.

산업부는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와 원전수출 추진의지가 이번 수주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침에 따라 정부는 국무총리·산업부 장관 등이 고위급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 한편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합동점검을 실시하는 등 방안으로 일관된 대응전략을 수립·시행했다. 지난해 12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스퍼타루 루마니아 경제부 장관, 포페스쿠 루마니아 에너지부 장관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원자력 안전설비 구축사업에서 협력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 2월에는 민간기업에서 루마니아에 경제사절단을 파견했고, 지난달 한덕수 국무총리가 루마니아를 방문하는 등 양국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한수원이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한 데에는 이 같은 양국 협력관계와 함께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이승렬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국장은 “(루마니아 원전은) 중수로 노형인데 중수로는 우리나라도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과 운영에 강점이 있고, 정부가 탈원전 폐기와 원전 수출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 (이번 수출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은 “루마니아에서 요청했던 공기는 50개월로 굉장히 도전적이고 터프한 스케줄”이라면서 “한국 원전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수주로 국내 원전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세계 중수로형 원전 설비와 기자재 시장도 공략할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수주는 원전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인 약 26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루마니아 수출액 5억3000만달러(약 6915억원)의 약 38%에 해당한다. 신한울 3·4호기로 국내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 물꼬를 튼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수출일감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루마니아 원전은 중수로 원전으로 우리나라는 중수로 원전의 계속운전 경험과 안전설비 건설·운영 경쟁력을 인정받아 향후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 사업 등 후속 대형사업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의 세계 원전 수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정책 지원을 강화한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원전 기자재 수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2027년까지 약 5조원 규모 해외원전 설비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하여 원전 계속운전 등 개·보수, 핵연료 공급, 운영·정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원전업계가 진출하도록 지원한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오는 8월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또 조속하게 모든 기자재에 대해 계약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수주는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와 강력한 원전수출 추진 의지가 발주국이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결정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면서 “대형 원전과 더불어 원전 설비 수출도 적극 지원해 수주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