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를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로 충족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관리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ESS로 활용하기 충분한 만큼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ESS용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용성 한국ESS산업진흥회 고문(전 교통안전공단 상임이사)는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ESS용으로 재사용하기 위한 국가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급속히 늘면서 사용후 배터리 처리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승용전기차 판매 대수는 누적 1876만4000대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평균 60KWh로 가정할 때 현재까지 시장에 보급된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은 1126GWh로 추산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누적 33만6000대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은 누적 20.1GWh로 추산된다.
박 고문은 “세계적으로 1TWh가 넘는 전기차 배터리가 시장에 보급돼있고 국내에서만 누적 20GWh 배터리가 깔려있는 것”이라면서 “평균적으로 전기차가 10년 운행 이후 폐기된다고 가정하면 2025년 이후 최대 40GWh 넘는 사용후 배터리가 전 세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재사용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사용후 배터리 처리 문제에 직면하면서 재사용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한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외에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재사용하는 실증 사례들이 나오고 있고 관련 제도도 만들어지고 있다.
박 고문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가장 효과적인 재사용 방법으로 ESS 활용 방안을 꼽았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전기차 급속한 증가와 향후 10년 동안 더 빠른 보급이 예상되면서 ESS를 위한 사용후 배터리 공급은 2030년까지 연간 200GWh를 초과할 수 있다”면서 “맥킨지 예측을 봐도 2030년까지 연간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112~227GWh)가 ESS 요구량(연간 183GWh)를 충분히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잇따른 화재 문제로 ESS 활성화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물리적, 화학적, 전기적, 열적 충격에 대한 안전성 시험을 거치고 검사한 데이터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정보시스템에 저장되기 때문에 ESS용으로 사용될 배터리의 성능평가자료로 활용하기 충분하다”면서 “사용후 배터리 수거와 잔존가치 평가를 위한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요자가 있어야 하는 만큼 ESS용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