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윤종수 KT 사외이사(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전 환경부 차관) 후보 선임에 대해 ‘반대’, 나머지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윤 후보자와 관련, 김앤장 근무 이력이 쟁점이 됐다.
27일 본지가 글래스루이스에서 30일로 예정된 KT 임시주주총회 자문 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더불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손꼽힌다. 글래스루이스는 주주 이익에 반하지 않고, 주주가 우려할만한 실질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찬성을 권고한다.
글래스루이스는 윤 후보에 대해 이해관계 충돌을 우려했다. 윤 후보가 재직한 김앤장은 KT와 현대자동차의 지분 맞교환을 포함해 지난 3년간 KT에 177억원 규모 법률자문과 컨설팅을 제공했다. 김앤장 고문인 윤 후보가 KT 이사가 되면 영향력을 이용해 김앤장에 법률 자문을 몰아주거나 이사회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가 결정을 내릴 때 주주 이익과 관련해 자신들의 이익을 중시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사들에게 갈등을 야기할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글래스루이스에 서신을 보내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윤 후보가 환경부 차관, 환경정책실장 등 주요 직위를 거치고 김앤장에서도 환경전략을 자문하는 등 환경 전문가 경력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KT는 김앤장에서 M&A와 일반 자문을 받은 적은 있지만, 환경과 관련한 사업을 의뢰한 적이 없고, 김앤장에 환경 관련 사업을 의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KT는 또 김앤장에 지불한 177억원이 2022년 기준 김앤장 전체 매출의 0.45%에 불과해 이사회 독립성을 훼손할 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루이스의 이같은 권고가 30일 임시주총의 KT 이사회 구성 안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한국ESG평가원과 ISS 등은 이사 전원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다른 자문기관은 윤 후보의 김앤장 현직 근무 경력에 대해 이사 선임을 반대할 만큼 핵심 요소는 아니라고 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KT 노동조합도 이날 후보자 전원에 대해 지지 입장을 표했다.
한편 글래스루이스는 윤 후보 이외에 KT 이사회가 추천한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이승훈 KCGI 대표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일반 안건으로 △대표이사 후보자 자격요건을 ICT 전문가에서 산업 전문성으로 확장 △대표이사 후보 주총참석자 의결 기준을 50%에서 60%로 상향 △대표이사 연임시 주총 참석주주 3분의 2 의결 △사내이사수 축소 △복수대표이사 폐지 등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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