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 진화 논의의 장 열려

한국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과 진화를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산 증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거 생태계 형성과정에서의 특이점과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점검했다.

인터넷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에서 이병헌 광운대 교수가 창업생태계 역사에 대해 발표했다.
인터넷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에서 이병헌 광운대 교수가 창업생태계 역사에 대해 발표했다.

27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KRnet2023에서 인터넷역사 프로젝트 KR50은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과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주제로 2023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은 지난 1982년 인터넷이 도입·개발된 이후 과거 인터넷 개발 경험으로부터 앞으로 반세기의 인터넷 생태계 및 인적 네트워크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열렸다.

워크숍에서 창업생태계 역사에 대해 발표한 이병헌 광운대 교수(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는 KAIST와 서울대학교 출신 엔지니어 창업자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을 창업생태계의 일대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초기에는 정부 주도의 기술 벤처가 혁신을 이끌었는데 코스닥 시장이 출범하고 벤처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연기금 벤처투자허용, 병역특례전문연구원, 벤처투자 세액공제, 스톡옵션 제도, 실험실 창업 제도 등 기술 창업의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 1위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로 진화하려면 과거 성공사례를 투영해 정부가 리스크 있는 사업 분야에 과감하게 선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창조적 파괴’를 끌어내는 주체로서의 국가 역할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곰플레이어의 그래텍을 창업한 배인식 키클롭스 대표와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대담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 개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과정에 대학생 동아리들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짚었다. 전국대학컴퓨터 서클에 고가의 컴퓨터가 정부로부터 무상 제공되면서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네이버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삼성SDS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사내 벤처포트’를 통해 설립됐다.

다음의 공동창업자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와의 대담에서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한 다음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음은 IT업체라기 보다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로 고객의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 것을 성장의 주요인”이라고 꼽았다.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정회훈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와의 대담에서 싸이월드가 급성장하면서 기존 인터넷 서비스 수익모델인 광고 수입 외에 미니홈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과 ‘도토리’를 판매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에서 김대영 KR50 의장이 환영사했다.
인터넷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에서 김대영 KR50 의장이 환영사했다.

이어 삼성몰과 옥션 성장의 주역이었던 이금룡 코글로 회장은 옥션이 코스닥에 상장하고 이베이에 매각되는 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G마켓 공동창업자인 김영덕 디캠프 대표는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과의 대담에서 인터파크 자회사로 G마켓이 시작된 사연을 설명했다. 김상욱 네오위즈 홀딩스 대표는 세이클럽의 세계 최초 디지털 콘텐츠 판매 모델이 대박을 친 후, 이 판매모델이 온라인 게임이나 커뮤니티 서비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워크숍을 준비한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한국 인터넷 역사의 형성과 비즈니스 모델 진화에 대해 포털, 커뮤니티, 커머스, 게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앞으로 학계의 연구자들과 함께 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경영사적 연구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이 27일 열린다. [자료:KR50]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이 27일 열린다. [자료:KR50]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