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첫 양산형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내년 초 신흥 전기차 공략지로 삼은 중국과 일본에 투입한다. 일반 전기차조차 신통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시장에 과감하게 고성능 전기차 투입을 결정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와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대차는 다음 달 1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막하는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아이오닉5 N 양산형 모델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 N은 연내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등에 순차 판매 예정이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는 유독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중국,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현지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팬덤 구축을 시도한다. 글로벌 대중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전기차 분야에서 전용 브랜드(아이오닉)와 고성능 브랜드(N)를 함께 보유한 곳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앞서 현대차는 4월 개막한 2023 상하이모터쇼 현장에서 신형 ‘엘란트라(아반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N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고성능 경주차 엘란트라 N TCR는 2023 TCR 차이나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다. 하반기 중 신형 엘란트라 N을 출시하는 데 이어 내년 아이오닉5 N 투입을 확정했다.
일본에서도 내년 아이오닉5 N 출시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넥쏘 등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승용차 시장은 아직 전기차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일본 올해의 수입차에 오르는 등 상품성 면에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 공개를 한 달여 앞두고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촬영한 티저 영상을 선보이며 신차 띄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오닉5 N은 최대 650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h를 3초대에 주파하는 양산형 전기차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아이오닉5 N을 ‘과거의 유산과 기술 역량을 집대성한 고성능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5 N은 중장기 전동화 전략인 ‘모터 웨이’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 모델”이라며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 유산을 계승하며 전기차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