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 사업화 전문회사, 대학 및 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스케일업팁스 컨소시엄이 첨단 모빌리티 분야 융복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뭉친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 대학, 연구소, 금융기업, 학회 등 혁신주체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중소기업의 애로기술해결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투자 연계 등 다양한 성과 창출 활동을 지원한다.
스케일업팁스협회는 지난 3월부터 모빌리티 분야 융복합기술교류 촉진사업(i-CON)을 운영하고 있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기술 분야 융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첨단 모빌리티 사업은 국가 12대 전략기술 가운데 하나로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혁신선도 기술분야다.
스케일업팁스협회는 벤처캐피털(VC), 창업기획자, 사업화 전문회사, 대학 및 연구소, 기술평가기업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40여개 스케일업팁스 운영사가 참여하고 있다. 스케일업팁스 운영 컨소시엄은 현재 4기까지 선정됐다.
스케일업팁스협회가 모빌리티 분야 i-CON사업 수행 기관에 선정된 이유도 과제 발굴은 물론 투자 연계 등 다양한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어서다. 모빌리티 i-CON 사업은 모빌리티 분야에 특화된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가진 대한전자공학회,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강점을 가진 고려대병원 등과 융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협회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대한전자공학회 2023년도 하계학술대회에도 참여해 주요 기업의 네트워크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융복합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스케일업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세미나와 포럼을 통한 기술교류는 물론 학회, 전시회, 사업설명회 연계 네트워킹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R&D 과제 발굴 수요와 투자유치 수요를 파악한다. 산학연 등 다양한 혁신 주체와 함께 IR 개최는 물론 벤처캐피털과 기업간 투자 유치의 장을 마련해 지원한다.
투자연계형 R&D 역시 지원한다. 특히 i-CON 사업에서 추천받은 사업에는 가산점이 주어진다. 상용화 네트워크형 사업에 가장 큰 가산점을 준다. 투자연계형 R&D는 스케일업팁스 운영사가 기술집약형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면 모태펀드의 매칭투자와 함께 연구개발 출연금이 투입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오는 8월에는 혁신 포럼도 준비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산학연의 기술혁신 활동과 모빌리티 생태계를 점검하는 자리다. 미래자동차 클러스터 차원의 자동차 부품 기업 육성 전략과 미래모빌리티 초격차 스타트업 지원 현황, 딥테크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방안, 고위험·고성과 R&D 추진 계획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스케일업팁스는 민간 주도 방식의 R&D 프로그램이다. 지난 14일 4기 운영사로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민간 운영사가 10억원을 투자하면 최대 20억원, 1배수 규모의 지분을 매칭 투자한다. R&D 자금도 3년간 최대 12억원까지 지원한다.
2021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실시한 이 사업을 통해 총 66개 기업이 운영사로부터 981억원을 투자받았다. 정부 매칭 투자 규모는 430억원, 출연 R&D 규모는 342억원이 이뤄졌다.
스케일업팁스 선정 기업 가운데는 코스닥에 상장한 사례도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엔젯은 전기수력학(EHD) 잉크젯 기술을 요소기술로 하는 유체 제어에 관한 원천특허 50여개를 확보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고해상도 나노 프린팅 공정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적용 및 상용화 성공한 기업이다.
또 전력·통신 반도체에 응용되는 핵심소재인 질화갈륨(GaN) 에피웨이퍼를 생산하는 화합물 반도체 소재기업인 아이브이웍스는 지난해 12월 스케일업팁스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독자 개발한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GaN 에피웨이퍼 소재 제품을 생산한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른 기업이다. 이 회사는 디티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아 이후 10억원의 매칭투자와 6억원 규모의 출연 R&D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처럼 사업 초기부터 코스닥 상장 등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스케일업팁스 운영사로 쟁쟁한 벤처캐피털과 연구개발전문회사가 참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4기 운영사로 선정된 데일리파트너스는 생명공학건강(바이오헬스) 전문 투자사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협력지구(클러스터) 기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술 사업화에 강점이 있는 세마인베스트먼트와 에스와이피는 벤처캐피털(VC)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협력한다. 이 컨소시엄에는 글로벌 컨설팅에 전문성을 갖춘 본투글로벌도 참여한다.
스케일업파트너스와 엠씨파트너스는 첨단 산업분야의 풍부한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려대기술지주, 애니파이브, 이크레더블, 제타플랜인베스트와 KIC Washington 등과 협력한다. 기술사업화 및 글로벌 진출 솔루션 제공이 목표다. 또, 지역소재 소부장 투자 전문성을 보유한 원익투자파트너스와 이앤벤처파트너스는 한양대기술지주, 윕스, 한국전기연구원의 사업화 상담 등을 연계해 지원한다.
이 밖에도 유진투자증권과 안다아시아벤처스는 R&D 전주기, 시험인증, 임상 등 역량을 보유한 특허법인 다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드림씨아이에스, 키프론바이오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기업을 발굴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