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내비게이션SW 판매가 급증했다. 유럽연합(EU) 지능형속도제한장치(ISA) 규제로 수혜를 입었다.
EU는 2022년 7월 6일 이후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운전자가 과속하면 경고음이 울리고, 차량 속도를 줄이는 ISA장치 탑재를 의무화했다. 오는 2024년 5월에는 EU 내 모든 차량에 ISA 장치를 탑재해야 한다. ISA 규제를 준수하려면 내비게이션 탑재가 필수다.
지난해 현대오토에버 매출은 약 33% 성장했다. 내비게이션SW 판매 증가가 전체 매출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오토에버 사업부문은 IT아웃소싱(ITO), 시스템통합(SI), 차량용SW로 나뉜다. 차량용SW 매출은 2021년 약 2892억원에서 2022년 약 5000억원으로 73%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 차량용SW 매출도 약 1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1% 늘었다.
차량용SW 매출은 차량SW 플랫폼과 내비게이션SW로 나뉜다. EU에서 내비게이션 탑재율이 늘어 차량용SW 매출이 증가할 수 있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차량용SW 플랫폼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매출 급성장 요인은 내비게이션SW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라며 “유럽의 규제는 다른 나라로 파급되는 경향성도 있고, 동남아나 인도에서 소득 수준이 올라 내비게이션 탑재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내비게이션SW 매출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147만 4244대를 판매해 역대 두 번째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28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27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2027년까지 연평균 14% 성장률, 차량SW는 연평균 19%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향후 5년간 R&D를 포함해 최대 1조 1000억 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 차량용SW 사업은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권역별 내비게이션과 지도 내재화를 추진해 성능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율주행 레벨3 차량 양산을 위해 정밀 지도 투자도 늘리고 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