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 소재, 단석산업 시화 공장을 찾은 28일, 18리터 철제 기름통이 빼곡히 쌓인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지게차가 팰릿에 실린 기름통을 옮기자 로봇팔이 이 가운데 4개를 집어 파쇄기에 넣었다.
기름통에 담긴 것은 폐식용유. 파쇄기가 기름통을 조각조각 내자 기름은 아래로 흘러 모였고, 작은 금속 스크랩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했다.
폐식용유가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디젤로 재탄생하는 연금술이 시작되는 장면이었다.
◇'치킨기름이 바이오 디젤로', 3300억원치 수출
바이오 디젤 생산 공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폐식용유를 원심분리기에 돌려 불순물을 제거한 뒤 메탄올 등을 섞어 바이오 디젤을 만들고 다시 정제해 순도를 높이는 전 과정이 여기서 진행된다.
단석산업은 시흥, 평택 1,2공장을 통해 연 24만톤에 달하는 바이오 디젤을 생산한다. 이 물량은 국내 4대 정유사는 물론 BP 등 글로벌 대기업에 수출된다. 우리나라 바이오 디젤 수출 물량의 70%를 단석산업이 책임진다. 금액은 지난해 기준 2억4800만달러(3258억원)에 이른다.
바이오 디젤은 폐식용유, 동식물성 유지를 합성해 만든다. 경유와 같은 성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연소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경유에 바이오 디젤 첨가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사업 고도화로 매출 5배 불린다
단석산업은 바이오에너지 부문, 납축배터리 리사이클 중심의 금속소재 부문, PVC안정제 중심의 정밀소재 플라스틱 부문이 사업의 핵심축이다. 지난해 매출 1조997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을 기록, '1조원 클럽' 가입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20년에 기록한 매출액 5900억원을 불과 2년만에 배로 불렸다.
PVC안정제를 모태 사업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성장동력으로 삼은 바이오에너지, 금속소재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사업재편에 성공했다.
단석산업은 세계적으로 강화하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맞춰 사업 구조를 고도화한다.
바이오에너지 부문은 바이오디젤·중유·선박유 기반에서 항공유, 바이오 납사를 포함하는 수소화식물성오일(HVO) 중심으로 전환한다. 2025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 HVO 전처리 공장을 짓고 연 40만톤 생산에 나선다.
금속소재사업 부문은 폐리튬이온배터리(LIB) 리사이클에 뛰어든다. 최근 군산 납배터리 리사이클 공장에 관련 공정을 착공했다. 폐LIB 처리량은 연간 8000톤, 블랙매스(중간 가공품) 생산량은 5000톤 규모다. 이와 함께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에도 나선다.
정밀소재 부문은 재활용(PCR),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김종완 대표는 “2030년까지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고 내부 자금 등으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면서 “매출이 5조5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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