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포함, 우리 연구진의 노고가 서린 초고화(UHD) 방송 표준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로에 있습니다. 많은 나라가 이를 활용해 우리나라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선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디어방송연구실 책임연구원은 UHD 방송, 그 중에서도 ATSC 3.0 표준을 다루는 연구자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ATSC 3.0 표준이 세계에서 영역을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권 책임은 2013년부터 진행한 ATSC 3.0 표준화 작업에 참여, 큰 성과를 냈다.
특히 물리계층 표준기술이 그의 주요 분야다. 정보(비트)를 어떻게 무선주파수(RF) 신호로 가공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주로 했다. 쉽게 말해 똑같은 에너지로 더 많은 정보를 내는 방법을 연구했다. 다수 표준 특허와 기고서 실적 창출에 기여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 거대 방송사와 경쟁해 연구한 내용을 표준기술로 반영시켰다. 그럼에도 그는 '운이 좋았다'고 겸양의 말을 한다.
권 책임은 “만약 유수의 기업 다수가 사활을 거는 핸드폰 관련 표준이었다면 가능했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권 책임의 연구가 특히 의미를 가지는 점은 우리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TRI를 비롯한 출연연 확보 기술은 중소기업에 이전, 사업화로 이어진다. 그와 관련 연구가 있어 ATSC 3.0 관련 우리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권 책임은 “아파트 등에서 ATSC 3.0 표준에 따른 '공(公)시청'을 위해 설치하는 신호처리기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리 기업들이 관련 제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던 것은 저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책임은 이런 여러 성과들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기관 창립 기념일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우리 기술이 담긴 ATSC 3.0 표준이 더 넓은 세계에서 활용되도록 돕는 것에 힘쓰고 있다.
캐나다가 도입 준비 중에 있고, 기존 일본 방식을 쓰던 브라질도 새롭게 UHD 방송을 준비하면서 ATSC 3.0 도입을 고려 중이다. 또 인도에서도 모바일 방송을 위해 ATSC 3.0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권 책임은 “브라질의 경우 방식 선정에 앞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그 장비를 ETRI에서 지원하고 관련 기술을 자문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책임은 그러면서 '시장 크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실 표준 100개가 있으면 90개는 안 쓰이고 버려지는 것이 현실로 결국 '볼륨'이 받쳐줘야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국가, 사람들이 저와 ETRI의 노력이 담긴 ATSC 3.0 표준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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