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고교학점제, 학생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계기 만들어야”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를 시작한 201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학교 현장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물론 아직 보안할 부분이 많지만, 입시 중심의 고등학교 교육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주아 한국교육개발원(KEDI) 고교학점제연구센터 소장은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일선 교사 문화와 업무 체계의 변화, 학교 밖 교육 인정 등 전반적인 틀이 잡혀가고 있다”며 “진로 과목은 성취평가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생활 기록부에 기록해 대입에 반영하는 등 부분적으로 수업 평가 체계의 변화도 감지 됐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대학의 학생 선발 전형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상위권 대학이 수능 점수로만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학생부 과목, 활동 결과 등도 일부 적용한다”며 “대학이 학생을 뽑을 때 고등학교 과정에서 어느 부분에 열정을 가지고 공부했는지 반영하기 시작한 부분은 바람직한 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이 가져올 긍정적 측면도 많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지역 학교 간 선택과목 격차 문제는 그 중 하나다. 그러나 김 소장은 오히려 지역 간 차이가 지역 사회 교육 자원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격차를 불리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사회의 특성과 지역산업을 공적인 학습 자원으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 소장은 “지역 생태, 지역 역사, 지역 탐사 등 지역 사회 교육 자원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지역 사회 전문가 강연, 외부 전문가 온라인 초청 강연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연계로 공적인 학습 경험을 발굴하면 지역간 차이를 긍정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 진학 앞두고 학교별 선택 교육과정 찾아보기 권유

김 소장은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학교 수업과 입시 환경 변화에 두려움을 갖고 있을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실질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을 학원에 가두지 말고 자신의 강점을 찾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켜야 한다”며 “폭넓은 독서 활동, 미술관, 박물관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을 때 각 학교 별로 마련된 선택 교육과정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들어가면 교과목 편람이 공개돼 있어 학교 별 특성화 교육과정, 특화 프로그램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교를 선택할 때 입시 결과만 따지지 말고 학생 개인의 특성과 관심도에 맞는 학교를 찾아야 한다”며 “학생 스스로가 자신을 이해하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개설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큰 틀에서 보면 학생 스스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본인에 대한 이해와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이에요. 고등학교 진학을 목전에 두고 시작하기보다는 일찍부터 학생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해 보길 바라요.”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