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이 코로나 엔데믹으로 대폭 늘어난 해외 여행고객 지갑을 열기 위해 파격적인 디지털 마케팅에 돌입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환전 및 현지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환전 지갑' 역할이 기대된다.
국민은행은 최근 모바일 앱 스타뱅킹의 디지털지갑 'KB월렛'에 GLN의 해외 간편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 GLN은 하나은행의 글로벌 중개 네트워크 자회사로 하나은행 외에 시중은행 중 자체 앱에 해당 서비스를 탑재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앞으로 스타뱅킹 이용자는 태국, 대만, 싱가포르, 라오스, 괌, 사이판 등에서 스타뱅킹 앱만 있으면 QR스캔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국민은행 계좌만 가지고 있으면, 별다른 선불 금액 충전 없이 자동으로 계좌 내 금액을 하루 2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사전에 환전을 해 현금을 가져가거나 카드를 소지할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결제가 가능해 해외 여행객 사이에 호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체인지포인트와 협업해 KB월렛 내에서 외화 동전 포인트 전환 서비스도 선보인다. 해외 여행에서 돌아온 후 보유하기에는 애매하게 남은 동전을 맡기면 KB월렛 포인트로 전환해 각종 기프티콘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KB월렛에서 외화 동전 환전 신청 후 공항버스나 택배, 서울 각지 동전수거함에 투입하면 포인트로 전환된다.
행정안전부 디지털서비스 개방을 통해 KB월렛 내에서 '패스트인천공항' 서비스도 선보인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휴가철에 이용자가 인천공항에 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발지에서 인천공항 터미널까지 예상 시간을 사전에 파악해 비행기를 놓치는 등의 우려를 덜 수 있다.
우리은행 또한 조만간 우리원뱅킹에서 환전 주머니를 이용한 해외 ATM 출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환전 주머니는 미리 환율이 낮을 때 환전을 신청해놓고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국내 영업소나 인천공항 내 ATM에서 현금을 찾아 출국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전에 환전해놓은 돈을 해외 ATM에서 즉시 출금할 수 있게 돼 이용자 편의가 제고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국민은행이 도입한 자회사 GLN의 해외결제 서비스를 하나원큐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다. 특히 GLN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등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이용자 호응도가 높다. 또 결제 전 원화로 미리 비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편리함이 높다.
이외에도 은행들은 해외 고객을 위한 수수료 우대 서비스 등을 당분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여행 플랫폼과 제휴해 환전페이지로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환율을 우대한다. 또 아시아나항공과 제휴를 통해 '쏠편한 환전'을 통해 USD 300달러 상당액 이상 환전 시 항공 마일리지를 기존 2배를 적립한다.
농협은행은 7월까지 농협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달러, 엔화, 유로화 최대 100% 환전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제공한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