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화이자와 1.2조 ‘잭팟’…반년 만에 작년 수주액 넘었다

CMO 단일계약 기준 사상 최대
2029년까지 시밀러 위탁 생산
세계 1위 제약사 파트너십 확대
생산력·속도·품질 경쟁력 주효

삼성바이오로직스 연도별 수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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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와 총 8억9700만달러(1조2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신기록을 썼다. 불과 반년 만에 작년 수주액을 넘어서면서 향후 실적 성장에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와 지난 3월 공시한 1억8300만달러 CMO 계약에서 1억9300만달러를 추가 계약했다고 4일 밝혔다. 또 7억400만달러 신규 계약을 체결해 총 8억9700만달러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단일계약 기준으로 삼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화이자와 올해 총 누적 계약 규모는 10억8000만달러(약 1조4180억원)로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화이자는 지난 3월 1개 제품에 대한 CMO 계약을 맺었다. 이번 본계약으로 최근 완공한 4공장에서 종양, 염증, 면역치료제 등을 포함하는 화이자의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2029년까지 장기 위탁생산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수주로 작년 전체 수주액을 불과 반년 만에 초과 달성했다. 특히 지난달 바이오USA 기간 누적 수주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돌파한 후 한달도 채 안돼 8억97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역대 최대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내부 분위기가 고무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기존 단일제품 생산계약과 달리 다수 제품으로 구성된 고객사 제품군을 장기 생산하는 형태”라며 “글로벌 1위 제약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라는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과 속도, 품질 경쟁력이 주효했다고 꼽았다. 현재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안정적 성장궤도에 올랐다. 4공장이 지난달부터 완전 가동됨에 따라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ℓ)가 됐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 절반 수준인 3개월로 줄이는 프로세스 혁신도 단행했다. 기술이전 전문팀을 꾸리고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 관리하는 디지털화를 꾀해 기술이전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긴급 물량 요청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품질 경쟁력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차별점으로 꼽힌다. 삼성의 배치(Batch) 성공률은 산업평균 90% 대비 높은 98% 이상이다. 지난 6월말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31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가인 존 림 사장의 경영방식도 재조명받고 있다. 2020년 12월 사장으로 선임된 후 업계 경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세일즈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특히 글로벌 빅파마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