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기업부동산은 단순 생산·판매 공간에서 나아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경영전략적 관점에서 기업부동산을 재검토하고 부동산 투자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고창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전자신문 주최로 3일 열린 ET테크리더스포럼 강연에서 '기업경영과 부동산'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 상무는 '기업부동산(CRE)'의 의미가 과거와 달라진만큼 다각적인 요소에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기업부동산관리는 단순한 공간적 가치 혹은 부동산 가치 상승을 위한 재테크 목적으로 활용됐다”며 “오늘날은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우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가치 요인 △재무적 요인 △경영전략적 요인 세 가지 관점에서 기업부동산관리를 도입해 비용 절감, 보유·관리 리스크 감소, 고객 서비스 향상, 기업 브랜드 확립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부동산 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도 피력했다. 부동산 자산 수익률 저하 혹은 영업용 부동산으로서 효용성 저하 등 현재 기업부동산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상무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옥 매각 및 유동화, 비효율 점포 매각, 유휴 부동산 매각 또는 개발로 기업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성장한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해 영업점 이용률 감소에 따라 대규모 점포 통폐합 및 유휴점포 매각을 실시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의 부동산 관리 전략 트렌드로는 △서울 핵심권역 통합사옥 보유 △부동산 유동화·매각을 통한 현금확보 △서울 및 경기 주요권약 통합 연구개발(R&D) 사옥 보유 등을 소개했다.
고 상무는 “국내 주요 기업 부동산 관리 트렌드는 단순 재무 지표 개선 차원이 아닌 기업경영전략 측면에서 부동산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 부동산 관리 체계에 따라 보유 자산 부동산을 체계적으로 분석·분류하고, 외부, 내부 환경 및 종합적인 분석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관점에서 오피스 운영 방식도 소개했다.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시공간 제약 없이 탄력적 근무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이 활성화 됐다”며 '유연성' '균형있는 개인·공유' '스마트화'가 트렌드로 꼽았다.
기업경영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과 오피스 공간 접목도 주목할 만 하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되며, 건물부문 투자 시 ESG를 고려해야 한다는 국제적 인식이 국내 부동산 업계까지 확산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취득 건물과 ESG 도입이 완료된 미래형 오피스에 대한 자산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T·테크기업을 위한 오피스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고 상무는 “다수의 IT 기업은 통합사옥 조성을 추구하되, 상황에 따라 복수 사옥을 운영하는 타운형·거점형 오피스 운영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입지, 개발업무에 집중된 사무 공간, 업무공간 내 일상생활을 흡수할 수 있는 부대 시설 등으로 사옥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