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가상자산 시장 패권 경쟁과 향후 전망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중국은 6월 1일 홍콩 가상자산 시장 개방에 관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코인거래소를 8개 정도 신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상자산 거래도 개인 투자가에게 개방해 홍콩거류증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지 거래가 가능하게 했다. 단, 홍콩달러 계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간 한화 13억 원 이상 보유한 개인 자산가나 기관투자에게만 허용되던 거래가 민간 소액 투자가에게로 확대된 것이다. 2017년 이래 중국의 지속적 반 코인정책으로 코인 시장에서 사라진 중국정부 위상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중국 코인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절, 급작스런 중국정부의 코인 거래와 채굴의 전면 금지 등 반 코인 정책 일변도로 세계 코인 시장 주도권을 미국시장에 빼앗겼는데 이를 되찾기 위한 일환으로 홍콩 코인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더불어 싱가포르 중심의 아시아 코인 거래시장을 중국으로 이전시키려는 목적도 함께 추구하고 있다.

사실상 글로벌 코인시장 패권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콩 가상자산 거래소 확대에 따른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코인 시장에 대한 효과는 어떨까? 당분간은 기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 대한 확대효과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의 큰손인 중국 내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싱가포르나 미국 거래소 등을 통해 가상자산을 구입해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 시 거래도 가능하다.

홍콩은 불안한 정치 변수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가상자산 거래 규제라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아직도 최상의 글로벌 기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권 웹3 발전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NFT(대체불가토큰) 개발자, 가상자산 거래소, 메타버스 구축 업체 등 범 블록체인 업계가 긍정적으로 주시하는 시장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상자산 업체들의 현지 진출에 가장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도 홍콩이다. 홍콩은 불안한 정치 변수와 중국의 엄격한 가상자산 거래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아시아 내에서 웹3 발전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2022년 말 가상자산 사업 유치를 위한 중장기 진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메이저 가상자산 거래소 오케이엑스(OKX)와 비트겟(Bitget)이 현재 홍콩 가상자산 사업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고 거래소 후오비(Huobi)와 가상자산 데이터 사업체 카이코(Kaiko)가 아시아 지사를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코인을 법제화하려는 SEC와 거대 코인 거래소 간의 법정 분쟁 등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유럽도 MICA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액의 상한선 제정 및 KYC강화 등 주로 투자자 보호 위주의 정책으로 가시적 가상자산 시장의 가시적 확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SEC와 Ripple 간 소송결과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탈 미국화가 발생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패권 경쟁은 급속히 중국에 유리한 입지를 제공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패권 경쟁 여부를 떠나 향후 미국이나 중국 등 각국 정부는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위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가 항상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신생 산업의 초기에는 자유분방한 방임적 산업 활성화가 일어나지만 일정 시점 이후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및 자정노력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은 본격적 확대 및 발전단계에 들어선다. 가상자산 시장도 이러한 시장 발전의 순환을 거치며, 현재의 강력한 규제 시점이 경과하면 본격적 상승 국면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법정화폐 자산에 비해 가상자산 고유의 공격적 투자 기능 및 자산으로서의 가치실현이 선순환 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