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청년 마을로 프로젝트 수혜기업] 〈27〉 건강한 밥상연구 농업회사법인 곡성 ‘미실란’

유기농 유색 발아미.
유기농 유색 발아미.

전남 곡성군 곡성읍 소재 농업회사법인 미실란(대표 이동현)은 생태와 환경을 지키며 건강한 식품을 제공한다.

농부과학자 이동현 대표가 연구 개발한 건강한 미실란의 제품은 '식약동원(食藥同源), 즉 먹는 음식과 약은 근본 뿌리가 같다'는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순천대 농생물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 석사, 일본 큐슈대학 생물자원관리학 박사 출신의 이 대표는 2004년 9월 순천대 연구실에서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을 창업했다. 미실란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희망의 열매를 꽃피우는 곳'이란 뜻이다.

이듬해 5월 곡성의 한 폐교를 인수해 미실란 법인 주소를 옮긴 그는 유기농 친환경 발아현미에 최적화된 품종을 찾기 위해 직접 벼를 심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은 물론 북한, 중국, 일본 등 278개 벼품종을 논에 심고 친환경 농법으로 연구 재배하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품종의 벼가 한 논에서 자라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2007년 흉년을 거치면서 친환경 및 가공 적합성에 대한 데이터를 얻어 33개의 벼품종을 선별해 직접 심고 수확했다. 미실란 발아현미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매출도 늘었다.

미실란은 발아현미에 대한 연구와 생산에서 시작했다. 유기농 친환경 현미가 갖고 있는 영양 성분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품종별로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맞춰 발아시키고 건조했다. 일정 기간 물에 담가 짧은 시간에 급하게 싹을 틔우는 간편한 방식이 아닌 분사 방식의 발아 건조 시스템을 개발해 현미의 쌀알이 가장 건강한 환경에서 발아하여 기능성 영양성분을 풍부하게 갖추도록 했다.

미실란 전경.
미실란 전경.

이 대표는 “발아현미에는 뇌세포 대사를 촉진시키고 고혈압을 예방하는 GABA성분이 백미보다 10배, 현미 보다 3-5배 많다”며 “혈액순환 개선과 콜레스테롤 조절 효능이 있는 옥타코사놀, 뇌혈류개선을 통한 치매 예방 및 기억력 증진 효과를 인정받은 감마오리자놀, 면역 강화 물질로 암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아라비녹실란 등의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미실란은 국내 여러 기관에서 최고 품질을 인정받은 발아현미, 발아찹쌀현미, 발아적미, 발아흑미, 발아녹미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변화하는 기후 위기 환경 속에서 병해충에 강하고, 밥맛이 좋고, 친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지키며 선별하기 위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과 함께 협력하며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제초제나 농약 없이 우리 땅의 힘으로 자란 건강한 유기농 친환경 쌀만을 생산한다. 흙이 흙끼리 사귀고, 흙이 벼와 사귀고, 흙이 미생물과 곤충과 작은 동물과 사귀며 만든 대지의 힘으로 농사를 짓는다. 미실란의 논에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인 긴꼬리투구새우도 살고 있을 만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논 옆에 텃밭을 일궈 쌈 채소를 키우고 이웃 농가에서 유기농 식재료를 조달하고 있다. 밥상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일은 미실란의 굳건한 사명이자 의지이기 때문이다.

이동현 대표는 유럽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 아태지역사무소가 주관하는 '2019모범 농민'에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세번째 수상자다.

2015년 문을 연 '미실란 밥카페 飯(반)하다'에는 매년 2만여 명이 찾아온다. 이 대표가 직접 메뉴 개발에 참여하고 밥카페의 성공을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게 곡성의 특산품을 다양하게 가미했다. 고기 없는 탕수육 '곡성토란표고탕수'가 대표적이다. 전국 토란의 70%가 곡성에서 생산되는 데 착안, 토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을 살려 고기의 식감을 재현했다. '곡성멜론돈가스'는 또 다른 특산품인 멜론에 고기를 재우고 소스로 만든 어린이 메뉴다. 유기농 발아오색미를 중심으로 한 '발아오색 낭만세트'는 채식주의자와 당뇨, 암 투병 중인 환자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누룽지 샐러드, 흑두부 지짐, 우거지 된장국, 토란흑미쌀스프 등도 제공한다.

미실란 농경지.
미실란 농경지.

미실란은 밥카페를 비롯해 생태책방, 전시장, 강연장 등을 갖춰 지역 문화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맛있는 쌀 품종을 찾는 연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곡성=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