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여수 나프타분해(NCC) 2공장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빅딜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외 정유·석유화학 업계 일부기업이 언급되고 있지만 업황 악화, 막대한 투자금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뚜렷한 인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구조조정을 놓고 다양한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이 사업부 임직원에게 메일을 통해 구조 조정 필요성을 알린 이후 구체 방안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 본부장은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매각,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NCC 2공장은 구조조정 주요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 공장은 LG화학이 2조7000억원을 들여 지난 2021년 준공했다. 생산능력은 에틸렌 기준 연산 80만톤이다. 이는 LG화학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24%에 해당한다. 최근 정기보수(TA)를 마쳤지만 재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인력의 전환배치 계획까지 알려지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렸다.
NCC 2공장은 주로 기초유분과 폴리에틸렌(PE) 제품을 생산한다. LG화학은 NCC 2공장 매각으로 범용제품 생산 비중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자산 유동화를 통해 바이오, 2차전지 양극재 등 장기 투자가 예정된 신사업 부문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중국의 공격적 NCC 증설로 업황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라 매력도가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NCC 증설이 완료되는 내후년부터 에틸렌 등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길이 막히다시피 한다”면서 “NCC 다수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NCC 2공장 인수에 참여할 기업의 후보조차 꼽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올레핀 사업에 뛰어든 정유업계가 그나마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현될 공산이 작다.
이미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가 다양한 원료를 기반으로 올레핀을 생산하고 있고 에쓰오일도 9조원을 투자할 샤힌프로젝트(석유화학)의 첫 삽을 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리적 인접성 여부를 떠나 정유사가 NCC를 당장 인수할 계연성 자체가 부족하다”면서 “석유화학 사업 연료 다변화, 온실가스 감축 기조와 함께 중국과의 경쟁을 생각하면 NCC인수는 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화학이 매각에 어느정도 의지가 있을 지 판단할 수 없지만 가격 조정 등으로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인다면 NCC 규모가 작은 국내 화학기업이나 베트남 등 해외 기업이 관심을 가질 순 있다”면서도 “업황 등 전반적 상황을 감안하면 매각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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