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성 SK매직 신임 대표가 취임 후 첫 메시지로 '1등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지속된 실적 악화 속 구성원의 목표 의식을 고취하고, 주방가전을 넘어 종합 가전 렌털 부문 1등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첫 출근 후 별도 취임식을 열지 않고 곧바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대신 전사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향후 계획과 당부를 전달했다.
김 대표는 구성원들에게 “SK매직이 1등 기업으로 도약하는 그날까지 우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 대표의 '1등 기업' 도약 메시지는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구성원들의 목표 의식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매직은 지난 3일자로 김완성 SK머티리얼즈 BM혁신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윤요섭 대표의 임기가 6개월이나 남았지만 전격적으로 수장을 교체했다.
조직 내부에서는 대표이사뿐 아니라 주요 임원까지 대거 교체되며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김 대표가 1등 기업 도약을 주문하는 동시에 자신도 목표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구성원을 돕겠다는 메시지를 전달,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등 기업' 메시지는 SK매직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했다. SK매직은 주방가전 분야에서 1등 기업을 유지했지만 후발주자 추격과 종합 가전 영역 확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SK매직은 2020년 매출 1조246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은 소폭 증가 혹은 제자리걸음이다. 그 사이 영업이익은 200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가전 렌털 시장에서도 매출 기준 코웨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선두와 차이는 벌어지고 3위 LG전자와 격차는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이다.
그간 SK매직은 종합 가전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객 수요가 있는 다양한 품목을 렌털로 판매하는 '생활구독' 전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지난해부터 갑작스러운 경기침체와 가전 수요둔화가 겹치면서 공격적인 확장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SK매직의 재고자산은 2020년 486억원에서 지난해 860억원으로 76.9%나 늘었다. 지난해 7월 위기대응체제를 선언한 뒤 재고 소진과 비용절감에 집중하면서 혁신 제품 개발과 미래 준비 등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김 대표는 SK그룹에서도 손꼽히는 밸류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거나 잠재력 높은 사업을 현실화하는데 탁월한 '전략통'이다. 그의 '1등 기업'은 시장 지배력 향상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 기조로 전환을 의미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SK매직은 김 대표 취임과 함께 연구개발(R&D) 고도화를 최우선으로 추진, 사업 전 영역에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분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이 같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업보고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에는 생산거점인 화성공장을 직접 방문, 현장에서 보고받을 예정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신임 대표는 별도 취임식 없이 구성원들에게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최선의 성과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연일 업무파악과 사업 보고로 바쁜 가운데 현장 경영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