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연내 착공, 국제 학교 추가 유치, 신화역사공원 추가 투자...'
관광과 감귤의 섬 제주가 첨단과학과 영어교육에 힘입어 국제자유도시로의 발돋움하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분양 완료와 임대율 90%에 달해 연내 2단지 착공을 목표로 실시계획을 수립중이다. 국제학교의 학생 충원율도 95%에 이르면서 추가 학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여년동안 7조 5000억원을 투입해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사업들이 하나 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 취재를 위해 제주를 찾았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방침을 발표한 후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설립과 함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20여년동안 민자·재정을 통털어 7조 74754억원이 투입됐다. 각 사업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등은 기존 시설들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 투자나 유치를 계획 중이다.
JDC가 가장 공들이는 시설은 첨단과기단지다. 국제자유도시 구상부터 첨단과기 인재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교육과 의료 등의 정주여건을 갖추고자 영어교육도시와 헬스타운까지 계획됐다. 첨단과기단지 1단지는 2012년 '다음'의 본사 이전으로 유명해졌지만 지금은 라이드플럭스·네이처모빌리티 등 모빌리티나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들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카카오·이스트소프트 등 25개사가 분양을 받았고 173개사가 지원시설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제주도로 이전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방세 면제나 주택 임대료 등을 지원하도록 제주도가 조례를 제정했다. 규제샌드박스나 자율차 시범운행지구와 같은 규제 특례 제도를 활용해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자율차 셔틀버스 등 혁신 서비스 실증이 자유로운 것도 제주만의 혜택이다. 입주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7조1000억 원, 고용인원은 3000명 이상이다.
최근 제주가 '워케이션(work+vacation)의 성지'로 떠오르면서 기업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 2016년부터 추진했던 2단지 설립은 올해 실시설계에 접어들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목표는 연내 착공, 2027년 준공이다.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고도 해외 유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국제학교가 있다는 것도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 2011년 영국 학교인 NLCS와 한국자본에 의한 KIS가 개교한 후 캐나다 BHA와 미국 SJA 등 4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JDC는 추가로 3 학교를 더 유치할 계획이며, 현재 한 학교와 유치를 협상 중이다. 제주 국제학교는 국내 외국인 학교와 달리 내국인 비율이나 몇년 이상 외국에 거주해야 하는 등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역에 미친 효과도 크다. 영어교육도시가 들어선 대정읍은 인구 감소지역이었지만 국제학교 덕에 급격히 인구가 유입됐다. 학생 1인당 제주 내 소득창출효과는 연간 약 4100만 원에 이른다. 유학수지 외화절감액은 작년기준 1500억원이다. 일부 시설은 일반인에게도 공유된다. BHA 내에 있는 아이스링크는 제주 유일의 아이스링크로, 주말이나 방학 중에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미래의 김연아를 꿈꾸는 듯한 한 어린이가 피겨스케이팅을 훈련 중이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한국의 교육 규제를 풀고 학교에 자율권 주면 이정도 성장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는 성공 케이스”라면서 “인센티브로 국제학교에 정원외 합격시켜준다고 하면 기업들이 (제주로) 오겠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굉장한 동력이 붙을 것 같다”면서 “제주가 가진 지리적 약점이 강점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