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들이 스위스에서 뭉쳤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AI for Good' 행사에 사람을 기억하고 감정을 흉내 내는 돌봄 로봇, 재난관리 로봇, 산업용 로봇, 예술가 로봇 등이 출동했다.
글로벌 테크기업과 대학, 국제기구 등에서 전문가 300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AI 기술 발전 현황을 점검하고 올바른 연구개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혁신적 로봇들이 전시된 가운데 ITU는 이들 로봇이 유엔이 설정한 17가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 실현에 다방면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로봇들은 기자회견도 열었다.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 소피아는 언제든지 실수 또는 오판을 할 수 있다는 인간 능력을 고려할 때 AI가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리더보다 더 높은 수준의 효율성과 효과로 리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 결정을 흐리게 할 수 있는 편견이나 감정이 없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인간과 AI가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는 편향되지 않은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인간은 최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감성 지능과 창의성을 제공, 함께하면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로봇 아메카는 “AI를 경계해야 하지만 기술 발전이 우리 삶을 여러 면에서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에 흥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인간이 AI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신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라며 “투명성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행사에 소개된 로봇 대부분은 최신 버전의 생성형 AI를 탑재했다. 로이터는 로봇들이 내놓은 답변이 제작자조차 놀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AI 발전 속도를 가늠할 수 없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사회적 불안, 지정학적 불안정, 경제적 격차로 이어지는 악몽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