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 디지털교과서 중심은 이용자”…디자인 워크숍 가보니

오는 2025년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바라는 기능과 모습에 대해 직접 의견과 제안을 듣기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이 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워크숍에 참석한 교사들이 모둠별로 AI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오는 2025년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바라는 기능과 모습에 대해 직접 의견과 제안을 듣기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이 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워크숍에 참석한 교사들이 모둠별로 AI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수업 중 호기심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추가 자료가 원활하게 제공됩니다. 진도가 느린 친구도, 눈이 좋지 못한 친구, 집중하지 못하는 친구도 모두 수업에 참여하는 '공평한 수업'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에 참석한 임예빈 양이 발표한 성공적인 AI 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이다.

이날 워크숍에는 교사 66명, 학생 25명, 학부모 17명이 참석해 AI 디지털교과서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돼야 하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워크숍은 개발 가이드라인 제시에 앞서 실제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게 될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AI 디지털교과서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그걸 위해 필요한 기능은 무엇인지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6월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으며 8월 중 개발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는 △AI에 의한 학습 진단과 분석(Learning Analytics) △개인별 학습 수준과 속도를 반영한 맞춤형 학습(Adaptive Learning) △학생 관점에서 설계된 학습 코스웨어(Human-centered Design)을 주요 특징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5년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바라는 기능과 모습에 대해 직접 의견과 제안을 듣기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이 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워크숍에 참가한 학생들이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오는 2025년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바라는 기능과 모습에 대해 직접 의견과 제안을 듣기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이 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워크숍에 참가한 학생들이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워크숍은 디자인 씽킹 방식으로 이뤄졌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성공적인 모습을 그려보고, 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이렇게 쏟아낸 아이디어 중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선정, 처음 보는 사람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했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를 보다 친근하게 이용하기 위해 '아바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내 실험실을 만들면 학교에서 직접 해보기 위험한 실험도 할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도 나왔다.

AI 디지털교과서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UI/UX 요구사항도 빗발쳤다. 문자, 음성 등 발표 포맷을 다양화해달라는 요구와 음성-문자 간 전환 기능이 필요하다는 요구, AI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에 쌓인 자료 중 교사가 엄선한 자료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통합 로그인의 필요성과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과 교사가 앞장서 '하이터치-하이테크'를 구현하고자 한다”며 “제시된 의견들은 교과서 개발사들이 참여하는 교과서 토론회에 공유해 개발 시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워크숍은 지난 2021년 개정된 UN아동권리협약의 내용을 준수한다는 의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 초기 단계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요자 입장을 들어보는 게 최초의 시도”라며 “2021년 개정된 UN아동권리협약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 권리를 강조했는데 교육정책을 추진할 때 아동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정책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직 경력 24년차인 조재범(보라초) 교사는 “이전에 디지털교과서를 만들 때는 교사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물어본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정책 초기부터 교사들이 참여하는 만큼 수정·보완도 쉽고 효능감도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