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상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서장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광생성 캐리어 손실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세계 수준의 효율과 수명을 실현한 유기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광생성 캐리어는 반도체 광전극이 빛을 받을 때 물질이 빛에너지를 흡수해 생성되는 전자-정공 쌍을 말한다. 광전극 혹은 태양전지에서는 광생성 캐리어의 손실을 최대한 억제해야 높은 광효율을 보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주목받으면서 수소에너지는 필수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친환경 에너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연료를 태워 생산되고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까지 배출하므로 태양광으로 생산한 그린수소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태양광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는 광전기화학적 물분해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광전극이 태양광을 흡수해 광생성 캐리어를 생성하고, 이 광생성 캐리어가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때 광생성 캐리어가 손실되면 광전극의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광생성 캐리어 손실을 억제하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적용해 세계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첫 번째로 단분자 유기물인 글리시딜트리메틸암모늄 클로라이드를 광전극의 산화주석 위에 도포해 산화주석과 페로브스카이트 경계면 사이의 결함을 제어한 결과, 광생성 캐리어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열에너지로 방출되는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 광전극의 니켈 포일 보호층에 합성된 니켈-철 이중층수산화물 촉매를 철이 도핑된 황화니켈 촉매로 바꿔서 광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물분해 반응을 촉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광전극 내부에서 결함을 제어하고 외부에서 물분해 반응을 촉진함으로써 내·외부 광생성 캐리어의 손실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그 결과 세계적 수준인 12.8%의 광전극 효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12시간 사용 후에도 10.2%만 효율이 감소하는 높은 안정성을 얻었다.
이상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손실 제어기술로 세계 수준의 효율과 안정성을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밝혀냈다”며 “차세대 광전극에 적용해 그린수소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주도하고 서장원 교수가 공동 참여했으며, 최호중 GIST 신소재공학부 박사, 김영윤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서세훈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 중견연구자 사업, ERC 선도연구사업과 한국화학연구원 기관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에너지분야 세계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