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디지털 대전환 시대, SW 인력 양성 변화 필요하다

전영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
전영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

우리는 챗GPT, 코파일럿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에 프롬프트 몇 문장으로 웬만한 프로그램까지 생성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가 주목받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소프트웨어(SW) 인력은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SW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이해, 분석하고 어떤 시스템에 어떤 언어와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구현할 지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그에 맞춰 코딩을 통해 진행되는 복잡한 단계로 이루어지며 생성형 AI에 의해 대체되는 부분은 전체 중 일부다.

오히려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디바이스 등 SW가 필요한 분야가 확대되고 복잡해진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IT·SW 분야 인력 부족이 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약 1만5000명이 부족하다. 더 많은 고급 SW 인재가 필요해지고 있다.

대부분 SW 교육은 교수자 중심 이론 강의를 기반으로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20세기 초 산업화에 따라 단기간 많은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고안된 교수자 중심 '구조주의' 교육 방식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오늘날 SW 분야는 매년 새로운 언어와 도구가 등장하고 복잡하고 다양한 기술을 일률 교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양적·질적으로 교수자 공급이 따라가지를 못한다.

최근 지식정보 서비스 중심 산업 확산에 따라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수자 없이 자기주도 학습 중심 '사회적 구성주의' 교육 방식이 주목 받는다. 프랑스 '에꼴(Ecole) 42'는 이러한 교육 방식을 도전적으로 적용했다. 세계 27개국가 49개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은 아시아 최초로 에꼴 42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구성주의 교육 방식을 지향한다. 교육 철학이자 학습 모델로 삼는다. 기술지식을 배우도록 소프트 스킬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지식을 기술로 구현하는 경험을 통해 학습자가 지식과 경험을 내재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SW인력 양성은 지식 습득 활동에서 나아가 기술 습득 훈련까지 동반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은 SW인력 양성의 새로운 대안 모델이다. '교수', '교재', '학비' 가 없는 3무 학습 경험을 제공하며 자기주도형 동료 학습 기반,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동료 학습을 실천한다.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은 교육생 스스로 습득하고 동료 교육생과 협업해 배우는 동료학습이다.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하는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 교육생 출신은 현업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다. 코딩만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특히 그렇다. 동료 학습으로 협업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 나가는 학습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현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 '비전공자도 SW 개발자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는 교육 취지에 맞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육생이 입교해 프로젝트 기반 문제를 해결해가며 SW 개발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IT·SW기업 개발자로서 당당히 진로를 개척하는 좋은 사례를 만들고 있다.

내년부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2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SW 인력 양성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SW 교육 대전환을 이끌어 낼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수많은 예비 SW 개발자가 42 서울을 통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 ypjun@innoaca.kr 전영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