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해외에 진출했던 우리 기업 12개사가 국내로 '유턴'했다. 총 8000억원 이상을 국내 산업계에 투자, 공급망 강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분기 각각 6개사씩 총 12개 해외진출 기업이 국내 복귀를 확인받았다.
업종별로는 △전자 6개 △자동차 5개 △신발 제조사 1개 사가 한국행을 결정했다. 고가 설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한 자본집약적 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반기 유턴기업들의 총 투자계획은 8513억원 수준”이라면서 “올해 유턴기업 유치 목표는 24개사 이상”이라고 밝혔다.
산업부가 지난해 우리나라로 돌아온 해외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해외 투자환경 악화, 국내 내수시장 확대 등을 국내 복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의 자국우선주의 확산 등에 따라 국제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이 재편하면서 안정된 경영 기반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유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기록한 누적 유턴기업 수는 총 136개사다. 전자(36개사), 자동차(28개사), 금속(15개사), 기계(11개사)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화학, 섬유 등에서도 활발한 리쇼어링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이 제출한 누적 투자계획은 약 3조8622억원 규모다.
정부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유턴기업 확대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 업종에서 최소한 외국인 투자 수준 이상으로 지원을 확대,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유턴기업 수는 연간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24건개사)와 비교해 정확히 절반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으면 무난히 20개사 이상을 기록하고, 한 해 최다 유턴기업 기록을 다시 쓸 공산이 크다.
투자계획도 2년 연속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역대 연 최대 기록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누적 유턴기업 투자계획은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초부터 첨단·공급망 핵심업종 해외사업장 축소의무 면제, 기존 국내공장 유휴공간 내 설비투자 국내복귀 인정 등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유턴기업 확대를 위한 국내외 유치활동과 기업 지원활동을 지속 전개할 방침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