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랫폼업계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추진 중인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이 국내 기업만 '역차별'하는 규제가 될 것을 우려한다.
먼저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 온라인 광고 생태계 활력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봤다. 특히 구글, 애플과 같은 자본과 운용체계(OS) 플랫폼을 가진 글로벌 빅테크를 제외하고 국내 광고 업계 내 플레이어 및 스타트업 등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명분으로 제3자 쿠키 지원 중단 등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사 광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혹시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저하로만 이어질까 염려했다.
구글과 애플,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는 공정하게 규제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만 옥죄게 될 공산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이 가이드라인을 따를 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지난해 개보위는 구글과 메타가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했다며 100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이들 기업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구글과 메타는 맞춤형 광고로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이드라인은 국내 기업만 옥죄이는 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온라인 실명제를 국내에서만 실시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유튜브에 내어주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구글·애플·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온라인 광고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자국 개인정보 등 데이터를 뺏기지 않기위해 규제(GDPR)를 만든 것이고, 우리나라는 정보보호법에 따라 데이터 관리가 잘되고 있는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 기업이 해외 빅테크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라 유럽 법제를 무작정 답습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