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발행(STO)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국내 금융그룹이 범계열사 대응 조직을 결성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배수진을 편다. 증권사 주도 STO 합종연횡이 금융그룹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은행 DI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지주, 은행, 카드, 자산신탁, 자산운용 인원들로 구성된 STO 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했다.
STO 전략 TFT는 각 계열사별 전문 인력 약 40명으로 구성됐다. 우리금융은 STO 시장이 발행과 유통시장으로 분리돼 운영될 예정인 만큼 각 시장에 적절한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TFT가 눈에 띄는 점은 그룹 내 은행이 주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토큰증권 시장은 유통기능을 가진 거래소가 큰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돼 증권 계열사를 가진 금융그룹은 증권사 주도로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이 주도해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조직된 지주 산하 미래성장전략부문의 비욘드 파이낸스 센터(Beyond Finance Center)가 STO시장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STO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이 계열사인 하나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증권과 동행을 결정한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STO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NFI에는 SK텔레콤과 한국토지신탁 등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KB증권의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 내 STO 플랫폼 구축 TFT,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의 STO얼라이언스가 운영 중이다. NH금융은 NH투자증권이 STO 비전그룹을 출범해 계열사인 농협은행 등이 참여 중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STO 시장이 열리면 은행이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도 있다”며 “특히 은행은 기업고객을 다수 보유한 만큼 이를 통해 고객에게 매력적인 자산을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