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 대용량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가성비 위주였던 대용량 상품이 '가잼비'(가격+재미) 상품으로 주목 받으며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대용량 상품 출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1ℓ에 육박하는 초대용량 음료 사이즈 '트렌타'를 시범 도입한다. 여름철 인기 음료 3종인 '콜드 브루' '자몽 허니 블랙 티' '딸기 아사이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프레셔' 아이스컵 옵션에 트렌타 사이즈가 추가된다.
트렌타 사이즈는 30온스(887㎖) 용량으로 기존 국내에서 가장 큰 사이즈였던 벤티보다 296㎖ 많은 양이다. 현재 트렌타 사이즈 음료는 스타벅스 북미지역에서 일부 음료에 한해 판매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트렌타 사이즈 출시로 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해당 사이즈를 운영하게 됐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월 '31온스' 대용량 블라스트 2종과 커피 1종을 선보였다. 기존 배스킨라빈스 레귤러 사이즈 음료 2잔을 합친 분량으로 917㎖용량이다. 배스킨라빈스 917 음료 3종은 지난달 5만잔 이상 판매됐다. 이에 배스킨라빈스는 오는 8월 917 라인업 음료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또 해당 상품군은 오는 9월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상시운영 검토에 들어갔다.
편의점도 대용량 상품을 출시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CU는 7월말 1㎏짜리 빅사이즈 대용량 안주로 꾸이포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GS25는 점보 도시락 인기에 힘입어 점보 도시락 2탄을 검토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전 고객을 대상으로 라지 사이즈 음료를 맥스(591㎖) 사이즈로 무료 사이즈업을 제공한다.
대용량 제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첫 출시된 아이스컵엑스라지(400g)는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1일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6배 신장했다. 아이스컵엑스라지는 일반 아이스컵(190g) 대비 210g 용량을 키운 상품이다. 지난해 7월말 출시한 일반 야쿠르트 10배 용량의 유어스야쿠르트그랜드점보(750㎖)는 이번 7월 기준 발효유 카테고리에서 매출 2위를 기록했다. CU에서도 같은 기간 벤티 사이즈 컵얼음(400g)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 증가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용량이 많은 제품을 찾는 불황형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대용량 상품은 소비자 흥미를 끌어당긴다는 측면이 있어서 재미와 흥미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용량 상품은 다른 사람들과 나눠 마신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소비자에게 흥미와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세계 선진국들 대부분 저성장을 겪고 있는 만큼 현재 경기침체 속에 주목받는 대용량 상품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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