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는 플라스틱 재질도 좋고, 부품 하나 버릴 게 없어요. 여러 가전기기 중 재활용이 잘되는 가전기기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E-순환거버넌스 회원사 미래리싸이클링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폐가전기기를 가득 실은 대형트럭이 무게 측정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다. 각종 폐가전제품이 잔뜩 쌓여있는 내부 모습은 마치 고물상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하지만 미래리싸이클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물상과는 기능상 사뭇 다르다. 2012년 10월 설립돼 사업경력 약 11년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나름의 순환 규칙을 갖춰 보물을 캐내고 있었다.
미래리싸이클링은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청소기·선풍기·전자레인지·드라이기·정수기 등 소형가전기기를 처리한다.
미래리싸이클링은 지난해 약 220톤의 공기청정기를 회수·재활용했다. 이는 지난해 E-순환거버넌스의 공기청정기 전체 회수·재활용 약 2250톤(약 21만 대)의 9.7%에 달한다.
공기청정기의 주요 구성물질은 플라스틱, 철, 모터 등이다. 재활용 처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작업자의 수작업 해체·분해 방식과 기계장치를 이용한 파쇄·선별 방식이다.
해체·분해 방식은 공기청정기 외형을 주로 구성하는 플라스틱을 해체해 먼저 회수하고, 내부 철과 인쇄회로기판(PCB) 등 금속류는 별도로 모은다. 또 핵심 구성품인 모터를 비롯해 전선이나 필터로 주로 사용되는 고분자화합물류의 플라스틱 등을 따로 분리해 2차 전문 재활용업체에 인계해 처리한다.
기계장치를 이용한 파쇄·선별과정에서는 공기청정기를 파쇄기에 투입해 기계적인 파쇄를 거쳐 분쇄된 잔재물을 △자력선별기(자석 이용해 '철' 선별) △와전류선별기(고자력을 높은 RPM으로 회전시켜 와전류(Eddy current)를 발생시켜 '금속'과 '비철금속' 분리·선별) △정전선별기(선별대상 물질(주로 플라스틱)에 마찰하전방식을 적용해 플라스틱 재질별(ABS·PS·PP 등) 선별) △비중선별기(주로 '물' 또는 '염수'를 이용해 플라스틱이 갖는 고유 비중 차이에 따라 습식방식으로 선별) 등을 이용해 파쇄 잔재물을 구성재질별로 선별한다. 다만, 기계장치를 이용하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높은 PCB나, 파쇄기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모터 등은 수작업 공정을 통해 해체·분해한다.
사용된 공기청정기 필터는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소비자(사용자)가 폐가전기기로 버리기 전 일반폐기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면 된다.
공기청정기 구성재질과 비율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이 약 67%를 차지할 정도로 중량 비율이 높다. 특히 공기청정기는 소비자가 제품 선정 시 심미적 효과를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기 때문에, 외형에 고급 ABS(고부가합성수지) 소재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고급 ABS 플라스틱은 회수 및 재활용 시 효용가치가 매우 높다.
또 최근에는 ABS 플라스틱의 대체 재질로 PC(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또는 PC+ABS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하며, 재생원료를 이용한 플라스틱 소재개발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순환거버넌스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플라스틱 재생 소재를 적극 활용해 환경적 편익을 도모할 수 있는 핵심 전략제품이다. 황사 또는 (초)미세먼지 발생일 증가에 대비해 점차 제품 구매량이 증가하는 제품 중 하나”라며 “공기청정기 생산 기업도 친환경 플라스틱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재활용된 플라스틱 제품의 질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TV, 휴대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가전제품은 생산과 사용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가지고 있으며, 폐기되는 경우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가전제품 재활용은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자신문은 E-순환거버넌스와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있는 TV와 냉장고, 공기청정기, 청소기, 노트북, 프린터 등 6가지 제품에 대한 재활용의 중요성과 현재 상황, 그리고 해결 방안에 대해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