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31일부터 소방관·경찰관·군인에 비상문 좌석 우선 배정”

당정은 오는 31일부터 항공기 비상문 인접 좌석을 소방관·경찰관·군인 등에게 먼저 배정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이른바 '아시아나 개문 비행'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적용 대상은 3개 기종 38대 항공기중 비상문 가까운 94개 좌석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3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3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정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소방관, 경찰관, 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이나 항공사 승무원 직원 등에게 비상문 인접 좌석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31일부터 시행하고자 한다”며 “불법적 개방 시도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이를 제압하는 기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 방식은 온라인 판매 때 예약승객이 해당 94개 좌석을 선택할 경우 소방관과 경찰관, 군인 등에 우선 판매되는 좌석임을 고지하고, 발권카운터에서 본인 신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신분증 확인 절차는 정부가 항공사와 함께 기준을 만들어서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온라인이 아닌 현장 판매 시에는 출발 일정 시간 전까지 '제복 입은 승객'에게 우선 판매하되 해당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일반 승객에게 판매를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아시아나 사건의 기종처럼 비상문 개방 레버가 좌석과 매우 밀접한 23개 밀착 좌석은 우선 배정이 안됐더라도 공석으로 운항하기로 했다.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완전 공석 23개석은 항공사들이 (사건 직후)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며 “항공사들도 정부와 같이 기내 보안상 특이한 사례가 발생했고 특이한 취약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기내 보안을 우선적으로 판단해서 협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문제의 항공기 제작당국인 유럽항공안전청과 에어버스사와 협의해, 비행 중 열림 방지 및 사전 경고장치 설치 등을 포함한 근본적 안전 강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탑승객 대상 항공보안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비상문 조작 행위에 대해선 항공보안법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점 등을 승객에게 명확히 안내하도록 하기로 했다. 또 항공승무원에게 비정상행동을 식별·감시하는 행동탐지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진행하기로 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