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전력설비 전문기업인 와이피피가 튀르키예의 아쿠유(Akkuyu) 원전에 터빈계통관련 계측설비를 납품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KNA)의 입찰·규제 정보 지원사업을 통해 독자 수출을 달성했다. 산업부와 협회는 향후에도 원전 공기업과 협력업체 간 동반진출은 물론 원전설비 독자 수출이 가능한 중소·중견 원전기업을 육성한다.
13일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와이피피는 튀르키예 아쿠유 원전에 터빈계통관련 계측설비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규모는 460만 유로(약 66억원)이다. 와이피피는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사업의 '팀 코리아' 일원으로 보호계전설비를 공급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아쿠유 원전 사업에 터빈계통관련 계측설비를 공급하며 독자 수출에 성공했다. 터빈 계통 관련 계측설비는 터빈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계통 운전상태를 감시·측정해 운전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장비다. 원전 터빈 계통운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순형 와이피피 본부장은 “현재 터빈계통 계측기를 제작하기 전 설계를 하는 단계”라면서 “오는 10월 터빈 계측기 1·2호기 설치분을 우선 납품하고 3·4호기 분은 2025년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이피피는 1982년 설립된 전기·전력설비 전문기업으로 사원은 약 150명이다. 국내외 원자력발전소 기자재를 꾸준히 공급하는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지만 인력이 적은 중소기업 특성상 독자적으로 해외 원전 입찰·규제 정보까지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산업부와 협회 지원으로 튀르키예 입찰·규제 정보를 확보하면서 첫 독자수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와이피피는 특히 튀르키예의 까다로운 원자력 안전규제 인증을 받는데 기술규제 정보가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의 원자력안전규제기관인 NDK(Nuclear Regulatory Authority)는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장비 제조업체 승인과 함께 기술을 검증하고 평가한다. 와이피피(주)는 튀르키예에 최초로 기자재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전수출산업협회 지원으로 튀르키예 기술규제 요건을 파악하며 NDK의 안전규제 인증 취득과정에 대응했다.
산업부는 2027년까지 와이피피 같이 독자수출이 가능한 원전 관련 중소·중소기업 100개사를 육성하기 위해 '원전수출 첫걸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원전수출 특례보증보험' 확대, '원전 수출 중점 무역관'으로 루마니아 추가지정 등 원전설비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
원전수출산업협회는 산업부 정책을 물밑에서 지원한다. 협회는 원전수출산업 육성과 수출촉진을 목표로 한 국내 유일의 '원전수출 촉진기관'이다. 2011년 설립 이래 산업부 원전산업수출기반구축 기금을 활용, 원전수출 대상국가·중장기 협력국가 대상 주요 인사 초청, 현지 전시회, 기업간거래(B2B) 미팅, 원자력 세미나·포럼 개최 등 활동을 수행한다. 해외입찰정보 등을 담은 종합포탈사이트 '원전수출정보지원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민철 협회 부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수출추진 의지로 올해 원전산업수출기반구축 기금예산이 전년 대비 2배 확대됐다”면서 “원전 중소·중견기업의 독자 수출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