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텍에이치(대표 정진호)가 더욱 발전된 화학적 방식의 탄소섬유강화복합재(CFRP) 재활용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카텍에이치는 '숏 파이버(단섬유)'가 아닌 '롱 파이버(연속섬유)'를 회수할 수 있는 파일럿 장비 시운전을 진행하는 등 공정기술 확보를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CFRP 재활용에는 열 소각법과 화학적 방식이 있다. 열 소각법은 에폭시 레진을 600~800°C 고온 열 처리로 날려 에너지가 소모가 크다. 그럼에도 레진을 완벽히 제거하기 어렵고, 소재 물성저하 문제도 있다.
대안이 화학적 방식이다. 화학약품으로 에폭시 레진을 녹여 탄소섬유를 회수한다. 이산화탄소 발생과 에너지 효율, 물성저하 등 문제가 없다. 다만 활발한 화학반응을 위해 원사를 절단해야 해 연속섬유는 얻을 수 없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패밀리 기업인 카텍에이치는 2017년 KIST로부터 CFRP 재활용 기술을 이전받아 화학적 재활용 상용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갖췄는데, 이번에 자체 연구와 장비 개발로 연속섬유회수 공정기술도 확보했다.
뽑아낸 연속섬유원사를 다시 감고 경화시킬 수 있어 손쉽고 저렴하게 탄소섬유 복합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별도 절단과정이 없어 공정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가격경쟁력도 앞선다.
카텍에이치는 공정에 쓴 화학약품을 재활용하는 기술과 처리공정도 확보했다. 폐액·폐수 환경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이 역시 세계 최초 성과다.
이미 해외에서 격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파리 JEC 복합소재 산업 박람회'에서 최우수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또 유럽 공급사인 토레이와 함께 BMW자동차그룹 주관 '퓨처 서스테이너블 카 머터리얼스'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한다. 탄소복합재 수소 압력 용기 재활용 부분에 카텍에이치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유럽 최대 에폭시공급 기업과도 2025년까지 유럽 현지 CFRP재활용 생산 라인 구축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진호 대표는 “CFRP 연속섬유를 화학적 방법으로 재활용하는 것은 모든 재생소재 회사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로, 우리가 최초로 상용화 수준을 이뤘다”며 “해외에서도 이미 우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